앵두나무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9회 작성일 16-02-02 11:25본문
앵두나무/광나루
뒷산 산책을 마치고 오는 길
머리를 툭 치는 것이 있어 걸음을 멈췄다
앵두나무 잔가지다
벌써 눈을 달고 있었다
세상에 금년처럼 추운 날씨에도 어떻게 견디고
또드락거리며 고개 내밀 준비를 하다니
조금만 세게 당겨도
끊어질 것 같은 가는 허리를 하고도
깡마른 얼굴
여기저기 흠집이 저리도 많은지
아마 작년 봄에
앵두 좋아하는 나그네가
손닿지 않은 곳에 열린 열매
가지째 잡아당겨 생채기를 낸 것이 틀림없다
빨간 열매
말간 열매
보고 있으면 얼마나 좋아
음
가끔 한두 개야 따먹을 수도 있겠지만
가지를 꺾다니
버린 가지가 반쯤은 썩어 누워 있다
욕심나면 무엇이든
무슨 짓이든 상관없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것을
같이 있을 땐 함께 숨 쉬는 것이기에
서 있고 걸어가도
떨어지지 않는 것이기에
앵두나무 밑동에 손을 대어 본다
가녀린 바람 불어와
가지 끝을 흔든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2-05 15:34:22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