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이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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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132회 작성일 16-02-02 21:56본문
절대적이라는 말
절대적이라는 말은 무엇도
범할 수 없는 온전한 몸을 갖고 있어
어디에도 무른 구석이 없어
그 말 속에 크고 단단한 뼈가 있어
아무리 흔들어도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는데
절대적이라는 말은 그 힘을 가늠할 수가 없어
멀리 둘러가도 그 힘의 경계를 찾을 수가 없어
예나 지금이나 서늘한 시간으로 한달음에 다녀가신다
젊은 아버지가 공단으로 일을 가시고 없을 때
빈 들에 성큼 가을이 왔다
잔기침을 쿨럭이는 어머니를
마른 자리를 찾아 집에 곱게 누이고
어린 삼형제가 들일을 나갔다
어른이 없는 들은 얼마나 크고 무서운가
아이들은 너른 들에서 몇 개의 곁가지만 부러뜨리며
우두커니 섰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늘 진 논둑으로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와
아이들은 다시 너른 들에 섰다
어머니 모로 누워 물끄러미
우리를 바라보신다
아무도 범할 수 없는 힘으로
물끄러미 우리를 지켜내신다
절대적이라는 말을 아시는 듯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우리의 몸이 너른 들에서 단단해지는 순간들을
주섬주섬 무른눈으로 챙기고 계셨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2-05 15:41:27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박성우님의 댓글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주에 한 편 쓴다...... 고 스스로 약속한 게 있는데... 힘드네요~
님들 대단하십니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억을 소환해서 눈 발자국을 놓으셨네요.
하루에 백 편은 못 쓸까요, 소설 쓴다 생각하면...
그러나, 시가 될지 말지 그러지요.
'우리의.........계셨다'
서늘하군요. 나, 담배 끊어야지. 연애 끊어야지
일주일에 딱 한번 해야지, 뭐 이런 약속들 너무 하지 말고 편하게
내키는데로 살면 좋을 듯.
만 편을 써더라도 묶으려면 4, 50편 습작을 탓할 수는 없지요.
누구나, 열정과 낭비 사이를 오락가락 하니까요.
굿밤.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 학부 때... 강인한 샘께... 궁금한 게 생기면 메일로 묻고는 했습니다. 그때 샘께서 가급적이면
1주일에 한편을 쓰고 퇴고를 마치라고 하셔서..... 맘에 새기고 있었는데 어렵더라구요~
절대적.. 뭐 이런 말을 쓰다가.. 문득 어린 우리 형제끼리 들일을 할 수가 없어서
아픈 어머니를 논둑에 누여 놓고 일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파도 어머니가 곁에 계시니까 들일이 무섭지 않았다는......
그 시절 어떻게 건너왔을까요~~
책벌레09님의 댓글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늘 진 논둑으로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와
아이들은 다시 너른 들에 섰다
어머니 모로 누워 물끄러미
우리를 바라보신다"
그 깊이가 남다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그 시간들 다 어디로 갔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