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凍死 > 우수창작시

어떤 凍死

 

 

얼어 죽은 물고기는 우스꽝스럽다

목아 불교박물관 앞뜰 물이 얼자 연못에

놀던 물고기들이 산 채로 얼어 죽었다

끝까지 숨을 몰아쉰 듯 입을 한껏 벌리고

일렬로 차렷! 자세

뻣뻣하게 하늘을 우러르고 있다

주둥이가 얼음천장에 찰싹 달라붙었다

얼음 결이 몸을 죄어올 때 저들은

밀려드는 살기를 거부하지 못하고

물살에 나를 뉘었으리라

얼어붙은 물고기들과 얼음 결이

수직으로 나란하다

따사로운 겨울햇살 내려쬐는 오후

전시장을 둘러본 한 무리의 아이들이

연못 속을 들여다보고 있다

쩡! 하고 울렸을 화두소리 듣고 있다

연못은 꿈쩍 않고 시퍼렇다

투명한 겨울햇살을 받고 있다

얼음장 저 아래 수초가 하늘거렸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쟁쟁거렸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2-05 15:52:29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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