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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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1,336회 작성일 16-02-05 11:57본문
요양
-부제 : 사염(螄厴)
명숙이가 그랬지요
돌덩이 뒤집으라고
그러면 올갱이 있다고
저 자디잔 뼛속에 맑은 액 길어먹고 자라던
그녀는 갔지요
물 건너 말 달리
하던 데를 밤낮 늘여서
이젤에 착 달라붙어
지내기를, 이태 만에
날 받아 돌아왔지요
핏기 가신 얼굴에도
잔 일렁이야 이젠 익숙하거늘
뭇 돌 감싸 엉긴
물때판에 닥지닥지 붙어 사는, 미생은 왜
닿을수록 죄다 더
까슬한지요
그나저나 아고야-
허릿심 곧추세워보니
이 샘솟는 봄날에도
윤슬까지 말라버린
개울이 더 꾸부정하고요
지난 갈 홍수에 매달린
비닐봉지 하나 바들바들
이따금 바람 두어
점 꾸역 삼켰다 게워내는데요
자맥질하던 숫개구리도
사라진 맨질한 조약돌에
따가운 햇살만 진종일
쪼아대네요
치어들의 숨기도 가물한
자갈들 틈, 가는 음지로
꼬여 들어간 안쪽으로는
미끈매끈하던 갯내음도
자근자근 사그라지니
가는 모래알 박히듯
사념도 들 수는 있는 거나
세월이 약이라 느니
사는 거이 진정 힘
빼는 거라 느니
물 때가
오긴 올까요?
댓글목록
고현로님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 좋네요^^
좋은 시를 만나면 나도 한번 써봐야지 하는 충동이 일죠.
본 작품이 그렇군요.
사염(螄厴)이 다슬기 껍질을 말하는군요.
'물 건너 말 달리 하던 데를 밤낮 늘여서...'에서 '말 달리'가 뭔가뭔가 했습니다.
'물 건너 말, 달리 하던 데를 밤낮 늘여서...'라는 뜻이군요.
식후 춘곤증 때문에 뇌하수체 분비 이상이 잠시 왔어요.ㅎㅎ
내친 김에 하나 더 하시죠?
좋은 말로 할때ㅋㅋㅋ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드기 시인님!!!
과거 월 최우수작에 든 작품을 다시 만나는 듯 합니다
지금 창방에 우수한 시들이 매일 키를 높이고 있으니 시인님의 열대 詩도 키를 높이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 물떼겠지요....어서어서 낚시를 드리우시고 활어같은 詩 건져올리시기 바랍니다
자주 뵈오니 더 반갑습니다.
한드기님의 댓글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현로 님,
안녕하세요.
제 글에 관심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석력도 좋으시구여 ^^
전 님의 시가 더 좋아요. 진짜로~
한드기님의 댓글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종원 시인님
무슨 과찬의 말씀을,,
내일 밤 한국 들어가는데요.
연락드릴 수나 있을지...
볼일이 산더미라서 ㅋ
감사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동, 칼국수의 추억이 어제 같습니다. 휴ㅠㅠㅠㅠㅠㅠ
일이 잘 풀려서 일의 산더미속에서 詩의 바늘을 찾는 시인님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현탁님의 댓글
현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게요 지금은 개울도 말라서 올갱이가 읍써유.....
명숙이처럼 우리도 갯울에서 올갱이를 잡았는데 다 사라지고 잡초나 쓰레기만 나불데고 있네요
잔잔하게 추억을 들춰내는 능력이 있으시네요
겸손까지 하시니, 화이팅입니다
문정완님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국으로 오시는군요
몇 시간 비행기를 타시고 허공을 날아오는 시간 구름 밭을 쳐다보시며
좋은 시 한편 건져 올려보십시오.
구름이 숨긴 빗방울과 얼굴이 넓은 공중의 표정을 발굴하면서 조근조근 이야기를 속삭여 보는 것도 먼 길 오는 시간 좋은 피로회복제가 될 것 같습니다
무사 귀국하시길 바랍니다.
박커스님의 댓글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한드기 스승님, 명절 잘 보내시고 복 마니 바드세요.^^
한드기님의 댓글의 댓글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깜빡깜빡 하거든요.
까먹는 비법을 전해 드렸나? ㅎㅎ
설 자알 쉐세.
한드기님의 댓글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탁님,
저 불손 자주 해요. ㅎ
님의 시적 감흥과 과거 반추
언제나 굿입니다.
문정완 시인님,
고맙습니다. 아낌없는 격려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예시인님의 댓글
예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랫동안 어떤 육체적, 정신적인 병을 앓게 되다보면,
마음이 쉬이 황폐해 지기 쉽지 않을까,,
마음이 인간의 가장 깊은 영혼의 안식처인데...
아무쪼록 마음을 다스리는 좋은 요양이었으면 합니다.
'올갱이 있다고 저 자디잔 뼛속에 맑은 액 길어먹고 자라던', 참 마음에 드는 표현입니다.
감상 잘 하였습니다 ^^
한드기님의 댓글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시인님,
시인님 존칭을 생략해도 자동 시인님이 되는,
아직 예시인님의 존재가 밝혀지지 않은 이상
제 닉에 대한 궁금증도 요 정도에서 ㅎㅎ
머나먼 곳에서
고운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