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11 ) 시답잖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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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033회 작성일 16-02-16 10:11본문
시답잖은
비온 뒤끝이라 바람이 차다
잔불 정리중인 편도선, 목도리를 하고 집을 나섰다
노량진에서 환승하고 수원을 간다
금천구청 역, 중년의 여자가 내 앞에 다가와 선다
언뜻 눈에 띄는,
이런, 목도리가 똑같다
이런, 이런 어쩜 이럴 수가 걸친 스타일 까지 같다
우연도 이런 우연이
관악역에 이르자 내 옆자리가 빈다
여자가 그 자리에 앉는다
같은 목도리, 같은 스타일로 나란히 앉은 두 중년 남녀
보이는 대로만 보면
영락없이 커플 목도리를 두르고 나들이 나선 부부다
똑같은 옷, 모자, 장신구를 보면 언짢은 게 사람이라던데
나 역시 동질감보다는 불편하다
어떤 인연이라도
시답잖은 상상으로 몇 역을 지나친다
쓰잘머리 없어도 상상은 온전히 내 몫, 싱긋, 싱긋 혼자 웃는다
그렇게 우리는 군포역까지 왔다
여자는 내리고
잘 다녀오라는 인사도 못 건네고
눈만 계단을 올라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쫓았다
아 옛날이여!
한창 때라면
우연을 핑계로 작업이라도 걸었을 텐데
모래바람 부는, 자그락거리는 감성은 입에 지퍼를 채웠다
놓아 준 고기가 아깝고
전철은 호기롭게 달리고
무심히 내다본 창밖엔 눈발만 쏠쏠하고
댓글목록
고현로님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으하하하하하~~~
이 글은 19세 청년의 이야기네요. 하하하
참 재미있습니다.
우울감이 팡팡 날라갑니다.^^
香湖님의 댓글의 댓글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웃지 마소 !
늙는 것도 서러운데
마음마저 사막이니 살 맛 안 나는 구만 ㅎㅎ
웃음 주었다니 고맙네요
좋은 하루
조경희님의 댓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
길을 가다 보면 우연인지 인연인지
내가 산 옷 하고 똑 같은 옷 입고 있는 사람 발견했을 때
그 황당함이라니!!
생각할수록 웃기다요
오늘도 좋은 시 즐감하며
즐거운 하루 여시기 바랍니당^^
香湖님의 댓글의 댓글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답잖은 글 입니다
고맙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은 다작다작 두 편이네요
참말로 젊으셨네
시답잖긴, 그렇게 사는 게 시다운 삶이지요
시시콜콜한?
ㅎㅎ
감기의 유혹에나
넘어가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