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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6> 외눈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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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004회 작성일 16-02-16 16:41

본문


외눈박이




1.
눈 밑 마스카라를 고치다 쓰윽, 그린 외눈박이, 젖살 오른 둔덕에 등골
휜 나무가 마지막 잎새를 떨구고 마을에 안구건조증이 돌림병처럼 돌
았다. 별처럼 반짝이는 수정체에 거꾸로 박힌 녹슨 산과 바다로 고개
돌린 개울이 흑백으로 남아있다. 외눈박이는 숱한 사연을 품은 고고한
달빛처럼, 막 울음 쏟을 애틋한 눈빛을 닮았다. 요즘 어떠니?, 너무 외
로운 것은 아니었니?


2.

마른 나무등걸 사이로 비등하는 세상 소리에 새들은 불 지핀 아궁이
속 비릿한 콩알처럼 타닥 튀어오른다. 외눈박이는 번듯한 수문장처럼
검은 수트를 걸친 새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꿈을 꾸는 이니스프리
여 안녕, 노스탤지어여 안녕,


3.
가늠할 수 없는 묵언수행, 닫힌 동공을 열고 미완의 숲에 수묵으로 덧
칠한 새가 날아간다. 새들은 뿌연 하늘에 두쪽짜리 집문서를 훈장처럼
내걸고 온종일 수선을 피운다. 달콤한 솜사탕은 하늘 밑 뜬구름이 되고
거품으로 지어진 집에 넋 놓고 배달되는 고지서에 외눈박이의 초점은

사뭇 흔들렸다.


4.
흑점이 된 둥지와 뜬금없이 중심이 흔들리는 집, 점점 흐릿해지는 동공
속으로 뒤집힌 피사체들, 안력이 쇠해지면 원근에 대한 미련쯤은 가벼이

버려야한다. 그래 잘 그렸어. 덕분에 잘 살았어. 외눈박이는 또 그리 쉽게
빈말을 전한다.


 


글쓴이 : 박 정 우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2-20 09:56:1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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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정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드립니다.
외눈박이 눈동자 속으로 자꾸 빨려들어갑니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어지럽습니다.

무한 상상의 나래, 제 필력은 여기까지 인듯 합니다.

부족한 필력에 부끄럼이 먼저 앞섭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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