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7] 하늘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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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철붕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1,166회 작성일 16-02-16 17:56본문
하늘 계단
시 / 김인수
새끼줄 끝을 홀 맺히고 연탄 구멍을 꿰어 소낙비 걸음으로
달음박질을 치며 오르던 달동네 다닥다닥
정지 구석에 빌딩 숲을 세우며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보리 순처럼 가는 종아리로 별빛 쏟아져 내리던
하늘 계단을 오르락거리며 겨울 앞에 무너진
어머니 빈 가슴을 채우며 하양 까르륵 까르륵 미소가 여울 젔다
질긴 가난을 털어내며 종아리가 부풀어 올랐고
하굣길 하늘 계단을 오르고 나면 허기진 배고픔은 처마 밑 걸대 바구리
여문 볼쌀에 땅굴을 팠고
투가리에 사카린 단물을 타 마시며 비과사탕을 눈에 그렸지
고단한 무릎을 잡던 계단 길은 가난한 바람이 살고 있었고
아버지가 붙잡힌 술집 정씨 가게 골방에서
골패를 쪼아 보다 터진 한숨 소리가 있었다
해 질 녘 석무가 무너진 가난한 동네 어느 집 갈치 굽는 냄새는
메아리도 닿지 않는 허공만 뚫어졌지
겨울비가 공동묘지 이름없는 비목 찬 가슴을 씻고 가듯
그러니까 어느 날 고목 이팝나무 가지 사이 이스라엘 잉어가 날고 있었다.
연못에 눈을 빠뜨리고 반영을 읽다
적조가 스멀거리던
자신의 책갈피에 푸른 내일을 쿡쿡 심고부터
가난이 달라붙은 후라이팬에 정육점, 그 관념의 낱알들이 흘러내렸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2-20 10:00:14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香湖님의 댓글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 그쳤나요?
어여 이 시린 겨울이 가야할텐데
갈치 굽는 냄새가 허기를 당겨 올립니다
밥 묵으라는 어무이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또 찬물만 들이키는 밤이 옵니다
어무이 배고프다
양철붕어님의 댓글의 댓글
양철붕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갑습니다 향호님
여기는 눈구경하기 힘든 곳입니다
光陽 빛의 고장이라고 하지요 ㅎㅎ 눈좀 구경합시다
사오년전에 써둔 글인데
오늘 시마을 들어 오니 이미지 행사가 있어서 쬐깜 수리해서 올렸습니다
한달동안 바쁜 일들이 있어서
글에 눈심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팔딱파딱 뛰는 놈을 갖다 놓아야 하는데 .......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양철붕어님
반가운 토파즈 시인님! 오랫만에 뵈옵니다
설 명절 복 많이 받으셨으리라 믿습니다
나라잃고 배곺았던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보는듯
시심 속에 아픔을 봅니다
고운 시를 자알 읽고 갑니다
저는 설 명절이 우환으로 얼룩 젔지요......
주님 뜻대로 하면서 삽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시간 되시옵소서
쪽지 열어 보세요
시인님!!
양철붕어님의 댓글의 댓글
양철붕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달려오셨네요
그러니까 설 인사부터 드려야겠습니다 잘 계셨지요
새해 복많이 받으시구요
오늘이 넘어가면 이미지가 끝나서 급히 올렸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기쁘고 즐거운 날들만 가득하십시요
늦은밤
바람이 창틈은 갉아 먹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은영숙 시인님
동피랑님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헐, 제가 가진 추억을 세세하게 들추시다니 포로이트보다 눈이 밝으신 김인수 시인님 놀랍습니다.
옛 향수에 빠졌다 식겁잔치 하고 겨우 정신줄 한가닥 잡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맛있는 저녁 되십시오.
양철붕어님의 댓글의 댓글
양철붕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치요 보릿고개를 삼킨 사람들 그 시린 날들을 어찌 잊겠습니까
식겁잔치는 대접용? ㅎㅎ
늘 시인님의 문향을 감상하면서
손닫치 않은 높이를 읽다 주저앉기를 얼마나 했을까요
반듯한 획 하나 긋고 계시는 동피랑 시인님
언제나 허공을 잘라내는 그 필도筆刀에 베일 각오로 달려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투가리에 사카린 단물을 타 마시며 비과사탕을 눈에 그렸지///
우린 그때 당원이라는 감미정을 빨아먹었지만
관념 속 먹거리로 배를 불리던 시절의 추억거리들
어쩌다 기름진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순간
바람으로 채운 배에서 나는 소리
꼬르륵이었나 싶습니다
잘 계시지요, 김인수시인님!
양철붕어님의 댓글의 댓글
양철붕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태운 시인님 감사합니다
사카린 시대가 지나고 당원이 들어 왔지요 가난의
골짜기로 파고 들수록 관념속 그리움은 깊어만 갔습니다
해질녘 어느집 갈치굽는 냄새는 정말 참혹하리만치 고난이였고 아픔이였습니다
꽁보리밥도 먹지 못해 풀대죽으로
끼니를 먹이처럼 먹었지요
자주 시마을 들어와야 하는데 자주 들지 못해
부끄러움 놓습니다
감사합니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한결 깊고 유장해지셨습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새해에도 무고하시고 늘 좋은 일과 함께 하시길 바랄게요.
양철붕어님의 댓글의 댓글
양철붕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이제 무슨 글에 진전이 있겠습니까
구습에 젖어 訥筆만 긁적인게지요
활연님도 새해 하늘빛으로 지어 가십시요
최승화님의 댓글
최승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사실이라면 눈물 한 동이는 흘려도 되겠습니다.
딱딱한 비유가 많이 사라진 글에서 보라 바깥쪽 빛이 납니다.
양철붕어님의 댓글의 댓글
양철붕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시절 다들 그렇게 살았지요
늘 흔들어 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