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9> 귀경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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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187회 작성일 16-02-18 11:29본문
귀경 일기 /
겨우 도회지 아파트 네댓 평 값이면 되는 촌집이
가난에 밤새 울어 언 것이 고드름이다.
추운데 나오지 마시라,
두고 오는 헌 옛집 어쭙잖아 뒤돌아볼 때마다
구부정한 감나무 점점 점이 된다.
겨울에도 푸른 대숲골 골짜기.
지난주에 산 로또는 꼭 일등 같아
근사한 집 지었다 부쉈다 흐리멍덩히 달리다가
세뱃돈에 낄낄대는 애들을 보니 괜스레 배가 아프다.
도로를 꽉 메운 차들.
거지 아닌 척 삐까번쩍 자동차로 몰려다녀도
떼거지 뒤꽁무니라 죄다 거지 떼로 보이는데
나도 한통속 거지라 부아가 더 치민다.
기름이 없어 차가 설 것 같다고
코 묻은 돈 뺏으려 수를 쓰자
자신들이 애써 번 돈이라고 꼭 움켜쥔다.
가다가 앵꼬 되면 둘 다 뒤에서 밀어라 으르며 울리자
아비라는 사람이 쪼잔하기 그지없다고 아내가 타박이다.
그래, 세상이 절 한 번 하고 오만 원이면 살만하겠다.
하긴 시멘트 배달 가서 땀내고 고개 까딱하면
생활비도 되고 차도 사니 남는 장사이긴 한데
해마다 절값이 줄어 그게 큰 걱정이다.
어느덧 시골집보다 훨씬 비싼 닭장 같은 곳으로 돌아와
가져온 튀김으로 술을 마시며
내 뒤로 길이야 콱콱 막혀라 몽니를 부리다가
한겨울에도 훌러덩 벗은 빤스 브라자 광고에 휘둥그레져
멀거니 텔레비전만 들여다본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2-20 10:15:50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조경희님의 댓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저희 남편도 설에 조카들 세뱃돈으로 빈지갑 빈털털이 신세
애들배만 두둑해졌지요
귀경길이 아슬아슬하면서도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해보이네요
맛있는 점심시간으로 고고씽~~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이미지 행사도 끝나 가는군요...
먹먹한 가슴에 공허한 시어들만 가득했는데
시끄럽게 짖던 개가 입을 다물자 허공이 텅 비듯이
공허한 마음만 가득합니다.
허전함을 달래려 쓰고 또 쓰고,
없는 것을 자꾸 꺼내려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가라 말 거는
그런 귀한 말 들만 모아봐야겠습니다.
매번 훈훈한 관심에 큰 고마움을 느낍니다.
나비의날개님의 댓글
나비의날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애들 세뱃돈 뺏어서 사모님 팬티와 브라자
사줄 것 같은 배짱이 두둑하신 분이시네요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붺~ 첨 뵙는 분이 무신 그런 불경한 소리를....
할턴 진짜....
(닉이 그게 뭡니까? 소녀틱하게시리...)
나비의날개님의 댓글의 댓글
나비의날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개로도 안가려 지는군요.
그럼 좋은 닉, 하나 소개시켜 주세요.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지구의달ㅋㅋㅋ
안세빈님의 댓글
안세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궁~~ 저는 올 설 빈주머니 빈털털이 주머니 뒤집었습니다. 대신 한 보따리 먹을 거 들고 왔지요.
누가 지갑에서 돈 꺼내길래 제가 옆구리 쑤시고 집어넣어라잇!! 눈 흘기며 옆구리 찔렀지요.
올해는 그냥 넘기자 하며.. 올해는 그냥 우리가 챙기자 하며...ㅎ
빤스 브라자 광고 본지 어언~~^^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긴 글을 쓰는 재주가 없어서...ㅎㅎ
걍 흉내 한번 내봤습니다. 건필하세효~!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되는 일기...
시가 되는 일상...
시가 되는 비범...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로 만들어보려고 안간힘, 몸부림, 악다구니 다 써봤는데요...
모르겠습니다. ㅎㅎ
지울까 고민도 많이 하다가 나름 낑낑거려봐서 여한도 없고
선하시는 분들의 평가를 지켜보고 판단할까 합니다.
졸시 제작자의 누추한 가옥에 머물러주셔서 큰 은혜를 입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