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지 않은 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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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면책특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146회 작성일 16-02-18 02:10본문
늦지 않은 폭설
이 많은 잔해들을 어디에 숨겨두고 있었던가
그것이 아니라
생의 다른 어떤 것에 늦어버린 기분으로
출근길 버스 기다릴 때
너의 수많은 손바닥 사이, 내가 뱉은 숨이
그려졌다 지워진다
이 헛것 같은 장면으로
내 온도가 빠져나간다는 것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진 내가 되는 것이
진짜 같아
마치
진짜 같은,
이 미련의 손을 너는 어디에서 흔들어주고 있나
지금 모두의 애인대행을 자처하는 네 덕에
나도 누군가의 아찔한 애인이 되려는지
처음 맹목을 가르쳐준
떠오를 것 같은
그사람이 되려는지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선 네가
마구 품을 풀어헤치는데
영등포 역사보다
롯데보다 커다랗게
너의 군무가 휘어지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 다시 만납니까
희뿌덩한 숨으로 사는 날들을 헤치며
어느 날이면
내 안에 서랍을 열고
명징하게 서주시겠습니까
......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시대의 마지막일지도 모를
네가 오고 있다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詩는 가슴을 칩니다 - 그것도 아프게,
좀 더 정독 精讀을 해야겠습니다
느닷없이, 내 가슴을 친 이유를 알기 위해..
한쪽 눈으로만 시를 읽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나머지 한쪽 눈은 돌아가셨기에 - 내 스스로 弔慰金도 보냈습니다)
- 뭐, 그래도 좋은 시가 어디 가겠습니까.. 제 자리에 있겠지요
두고 두고, 감상하렵니다 (가슴 친 그 이유를 알 때까지)
* 문득, 궁금 : 면책특권님은 시인의 本名을 밝힘에 면책특권 免責特權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