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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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100회 작성일 16-02-19 02:01본문
무덤덤
후곡마을 간선버스 정류소 아침
노선표 귀퉁이에 광고지 하나가 너덜거린다
쉽게 붙은 것들은 떨어지기가 쉽지 않듯
밤새 불어댄 찬바람에도 청테이프 한 조각이 돌쩌귀처럼
삐걱거리는 종이 귀 하나를 꼭 쥐어 잡고서
좀체 놓아주질 않는다
지난밤
별 바램이 없는 이가 붙이고 간
바라봐주길 간절히 바라는 이의 마음은
두 눈 뜨고 백날 봐도 생각 없는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법
열린 귀라도 모두 다 들리지 않듯
당장
어제의 버스가 똑같이 오고
똑같은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사이
무심한 용역원이 다가오고
그예 그 귀 찢겨나가는 줄은 아무도 모르고
종일
하루가 전쟁일 것이고, 그럼에도
오늘밤 또 소망이 올 것이고
내일은 무덤덤해질 것이고
나는 나대로 어쩌다
시나브로 시나 들을 것이고
내일은 모르겠고
댓글목록
조경희님의 댓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군가는 간절한 바람으로 광고지를 붙였을 것인데
사람들은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나날의 일상 속에서
나 또한 그들과 더불어
그들처럼 하루하루 살아갈듯...
반갑습니당
인도의 2월은 어떤지요
잊을만 하면 한번씩 나타나시네요 ㅎㅎ
서울 오시면 연락하시고용^^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후곡마을에선 한동안 산 적이 있는데
귀국길 마침표를 찍고 다시 돌아가시나 봅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할 것인데
도인들의 나라이니까, 돈 많이 버는 도를
득하시길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고.
예시인님의 댓글
예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밤새 불어댄 찬바람에도 청테이프 한 조각이 돌쩌귀처럼
삐걱거리는 종이 귀 하나를 꼭 쥐어 잡고서
좀체 놓아주질 않는다/
햐, 번득 거리는 표현입니다.
생사를 무릎쓰며 달려있는 모습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한드기님의 댓글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갑고 아름다우신 분들
방문에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제는
한국에는 사업차 자주 들어가는 편이라
눈 뜨면 현실에 적응하기에
인도와 한국이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
그건 정말 맞는 듯
예시인(고여사님)은 잘 아실 듯 ㅎ
아무쪼록 모든 분들
건안하시고, 가내 평온하시길
바라오며,
중간 기착지 홍콩에서 와이파이 접속해서
뒤늦은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