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돌항
페이지 정보
작성자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5건 조회 1,413회 작성일 16-02-23 21:17본문
소돌항
이마를 씻는 물의 바람 소리
심해를 똬리 튼 문어가 운다
말갛게 씻은 아침은 치솟지만
해미 자욱한 삶은 솟구치지만
갯돌엔 물결무늬
돌의 발을 앗아간 은빛 모래의 눈알들
바닷가 카페 『고독』에 앉아 갓 볶은 어둠을 마신다 붉은 게들의 수화는 언제 그치나 청어는 언제 집어등 끄고 서러워진 눈알 비비나
삶이 그대를 삶을지라도, 읊조리며 방파제를 걸었다
핸드메이드 슬픔은 찬물미역 한 줄기
고래가 뿜는 먼 물소리 불어온다
목젖에 물회오리 차오른다
마음 안쪽을 도는 돌의 소용돌이
물속에 박힌 빗돌이 검은 눈 헹구는 소릴 들었다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실존하는 기쁨
황인찬
그는 자꾸 내 연인처럼 군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와 팔짱을 끼고 머리를 맞대고
가만히
오래도록 앉아 있었다
아는 사람을 보았지만 못 본 체했다 그래야 할 것 같았지만 확신은 없다
아파트 단지의 밤
가정의 빛들이 켜지고 그것이 물가에 비치고 있다 나무의 그림자가 검게 타들어 가는데
이제 시간이 늦었다고 그가 말한다
그는 자꾸 내 연인 같다 다음에 꼭 또 보자고 한다
나는 말없이 그냥 앉아 있었고
어두운 물은 출렁이는 금속 같다 손을 잠그면 다시는 꺼낼 수 없을 것 같다
`
원스톤님의 댓글
원스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느까지만 단기속성으로? 어떻게 이렇게 깊은 사유를 계속 만들어 내시는지
궁금합니다. 타고난 결과물인가요? 노력의 결과물인가요?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래전 기록을 개작했지요. 글의 일차적인 독자는
쓴 사람이니까요. 먼바다가 그립네요.
봄 바다, 너울거리는 춤을 만끽하러 떠나야겠습니다.
환한 봄 맞으세요.
고현로님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햐, 소돌까지 나왔다!!!
이곳은 북쪽에서 주문진 가기 전, 그러니끼니 향호 해변 지나서 있는기래요.
감자바우 바다가 다 그기서 그긴데 기래도 공뭔 아덜이
바닷가를 잘 존주어나서 오랜만에 댕겨가믄
가심이 블렁블렁해지고 쎄싸리가 쏙 빠지는기
아주 그마이래요. 숭악하게 창지머리 부리던 간나종자들도
여만 가믄 앵가이 똥짜베기가 쫙 퍼드러지는기 여가 와따래요.
활연 성님 시 읽고 다덜 댕개가소 야...
-뱃놈 드림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쎄싸리가 므 드래여
혓바닥이 쑥 올라오긴 하드래요
어느 외국어로 쓴 시 갓드래여
바다는 애인을 델고 가야 바다다,
소돌항은 이름도 예쁘고, 강원도는 치유의 힘이 있다,
뭐 그런 생각.
채송화님의 댓글
채송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붉은 게들의 수화, 빗돌의 눈 헹구는 소리...디게 감각적입니다. 아예, 소돌항을 모든 감각들로 채워버리시지요. 거기다가 마음
의 소용돌이가 왼쪽으로 돌거나 오른쪽으로 돌거나...눈 하나로 보는 세상과 둘로 보는 세상이 다르듯...바다도 어쩌면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속깊은 이야기를 하는 모양입니다. 사실 눈 감고 귀로 보는 밤 바다가 제 맛이긴 합니다. 섬놈 드림.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다 하면 또 빠질 수 없는 사람, 채송화 피었군요.
나도 지척에 바다가 있기는 하지만, 동해와 서해는 사뭇 다르고
남해 역시 다르고. 밤바다는 사색적이고
이맘때 바다도 참 좋겠다는 생각.
마음 알싸하도록 적어 본 것인데, 시는 모래밭에 적어야 제격이다, 싶은데
바다에서 나고 자란 섬섬한 사나도
파도소리 해풍 밀어오는 소리 좀 적어 보이소.
채송화님의 댓글의 댓글
채송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다 / 봉숭아
누가 좋아서 시를 읽나요
로또 번호가 세 개만 맞은 날이라서
발이 허방을 디뎌 머리 다친 날이라서
사는 일이 팍팍하고 힘들 때
양수 같은 밤바다에 가서
누군가 불러주는 위로 같은
로또 번호 세 개 같은
아득한 파도 같은
시를
눈 지그시 감고
아이처럼 듣는 거라 믿어요
,
香湖님의 댓글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갱호 동상 한 바소고리 풀어제키니 게슴이 벌렁벌렁하오야
저가 내 귀빠진 데래요
얼라적 멱 감으러 엄칭갔드래요
한 번은 되질뻔도 했드래요
양양꼬뎅이 넘어 오리날로 내려가
바닷가로 난 신작로 따라가쁘면 물 좋제 징말 갱치하나 쥑이드래요
한 마디로 와따드래요
지가 쓰는 향호 바로 그 향호드래요
지나칠적 한번 들려가드래요
고맙수와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킥킥...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 江原道産 시인들의 향연이로군요. 멀리서 어, 쩌기쩌기 향호다,
한 적이 있지요. 살면서 그래도 자주 가는 주문진, 양양, 동해, 그
해안선들은 고려청자가 날 적부터 그 이전 태곳적부터 청잣빛으로
망연한 빛으로 늘 그리운 곳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돌항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다가,
먼바다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도 보고 싶네요. 마음이 먹빛일 때는
강원도 해변을 거닐어라, 잘 모르는 곳에서도 고향 같고 또 와서 살아보고
싶은 곳은 있다, 뭐 그런 생각.
두 분 찬물미역 감듯이 시원한 물소리로 귀와 눈을 닦는 날 되시길.
아름다운 곳에서 난 사람은 아름다운 시를 적을 수밖에 없다!
동피랑님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툭툭, 돌을 던지기만 하는데 파문이 인다. 그러니까 파동만으로도 독자에게 이미지와 운동에너지가 동시에 와닿는 공감각적 현상,
이런 것은 일단 소화시키기만 하면 습작생에겐 뽀오약이겠습니다. 빌딩이 아주 잘 된 Mr.Hwal의 참피언 벨트. 눈이 부시군요.
덤으로 태백준령의 두 분 산삼 맛 언어도 감칠맛입니다.
모두 역발산기개세로 동토를 뒤집기를 바랍니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오밤중에 댓글 쓰는 분 첨 봐요. 두통이 심해서 잠을 못 이루는 참에,
끄적끄적하고 있었는데.
이 음악은 뭔가 회오리가 있어요. 시를 부르는 소리인가,
남녘 바다 내음이 훅 끼치는군요.
봄이 오고 있으니까, 자꾸 먼 데로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구먼요.
오늘밤 보초도 잘 서셨으니, 바다 한 뭉치 가져다 잠결에 누이고 깊은 낮잠 주무시길.
저도 머리가 좀 맑아져 조금 자야겠습니다.
늘 반갑고, 또 제 글에서만 유독 헛말을 잘하시는 동피랑님께
새봄 한 묶음 보냅니다. 착불로,
잡초인님의 댓글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활연님에 깊은 사유를 느낍니다.
저에 침침한 눈을 헹구어주고
제가슴에 일렁임을 주는 소돌항에서
많은것을 얻어 갑니다.
감사 합니다
2월의 막바지 입니다. 잘 갈무리 하시고
3월을 행복하게 맞이 하시길 바랍니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쎄요, 생각을 간단하게 요약하는 것이겠는데
잘 안 되네요. 여행기는 시가 안 된다를 믿는 편이지만,
더러 기록은 기억의 방편이기도 하지요.
늘 좋은 시 잘 보고 있습니다.
문운 창대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