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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水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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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23회 작성일 15-08-08 11:09

본문

 

수몰( 水沒)


 

 


인생(人生)이란 살아서나 죽어서나

안개 자욱한 길을 함께 걸어가는 것

 

 


 

오래 전 돌담 사이로 전한 인심을 가슴에 묻고 고스란히 물 밑에 잠겼다. 일곱 지느러미를 버리고 다시 뭍으로 기어나온 석호리 사람들, 물 속에 살던 친구도, 들고양이도, 용맹스러운 백구도 비좁은 길에서 등을 지고 걸어간다. 태양의 성화와 밤의 열기가 더할수록 짙어지는 물안개, 길에 널린 어둠을 걷어내고 울울창창한 고갯길 너머 자라 등껍질같은 마을에 아침이 밝는다. 이어지다 이따금씩 끊어지는 길변 경계를 따라 구수한 옛이야기가 넘치고 덜컹덜컹 핸들 각도가 다급해지면 이미 막다른 길, 날숨이 거칠고 심장은 뜨겁다. 맥박이 가쁘게 차오른다. 고향을 물 속에 묻은 사람들은 가슴 한 곳에 부레를 달고 산다. 아침마다 부레를 단 늙은 어부의 그리움은 자박자박 물 위를 걷는다. 가슴이 송두리째 열린 늙은 어부의 부레가 부풀어 오른다. 부레를 곱씹는 늙은 어부는 꿈 속을 걷듯 물 속으로 기어간다. 오래된 전설처럼 부레의 비릿한 이야기가 마을 가득 안개처럼 퍼져 나간다. 물에서 뭍으로 번진 그리움이 새까만 가슴 속에 번진다. 부레를 단 시름이 녹조 번지듯 파릇파릇 물 속으로 번져 나간다. 물 밑 석호리에 일곱색 물고기가 날고 일곱 지느러미가 달린 새가 헤엄을 친다. 몽유하는 호숫가에 메꽃이 그득하다. 안개 속 석호리의 아침은 늘 불투명했다.

 


 

삶이란 이따금씩 끊어지는 길의 경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버둥거리는 것.

 

 

 

 

 

 


글쓴이 : 박정우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8-13 10:16:01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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