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인 날에 서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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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37회 작성일 15-08-11 09:22본문
소년인 날에 서 있을 때
이포
소년인 날에 서 있다
그녀는 푸근한 구름이고
한없이 순종적인 책가방이다
책을 꺼내 펼쳐 놓으면 세상은 변했다
그녀와 멀어졌다고 느껴지던 날엔
어느새 어른이고
한 가정의 가장이다
돌아보니 그녀 역시
늙어 다 쭈그러진 거죽만 있었다
속은 점점 어려져
책가방이기 전으로 갔다
아이가 된 낯선 그녀를 애써 아이로 만난다
그 세월은 60년이나 전에서 해가 뜬다
아니 그녀가 잠이 드는
그런 날이 60년이나 걸렸다
고작 서너 시간의 밤을 위해서 잠들기를
점점 어려져 가던 그 밤
그 짧은 시간에 60년보다 훨씬 전인
90년을 거슬러 와서는 샛별로 갔다
날아갈까 잊혀질까
우린 샛별을 액자 속에 가두었다
그리곤 잠이 들면
책가방을 조르는 소년이었다
* 치매이셨던 어머니의 영전에서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8-18 07:31:17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빛보다빠른사랑님의 댓글
빛보다빠른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면하신 어머니를 아름답게 표현하셨네요
비록 액자 속에 가둔 거 같지만
어머니는 기쁠 겁니다
사랑해주니까요
추천해요
이포님의 댓글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빛보다빠른사랑님
공감하심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