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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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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씨앗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99회 작성일 16-03-03 07:39

본문

바다

                

 

 

주름 무성한 얼굴, 일그러지는 물결 표정 묵묵히 바라보다 목젖에서 그렁그렁 젖은 이야기들 가래처럼

뱉어낼 때 내 발은 자꾸 뒤로 물러섰다. 파도가 억장 무너지듯 쓰러질 때 나는 그저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염증으로 늘 헐떡거리던 부레 더는 수압을 견디지 못해 통나무 모양 떠내려가 버린 딸, 밤이면 부엌 바닥

빈 소주병 하나 둘 데굴데굴 구르다 무리 지어 섬을 이루고 그녀는 연거푸 캑캑 거리면서도 계속 깊이 빨며

내뿜어내는 푸른 연기 창밖 달빛에 산란 집 안은 밤 안개로 자욱하곤 하였다

 

수 없는 밀물과 썰물을 견뎌내야하는 모래사장, 한 번 거칠 때마다 모래톱 칼자국처럼 새겨지곤 하지만

아픔도 슬픔도 이력이 생기면 가슴은 갯벌이 되어가는 법이다. 한 곳에서 차오르면 또 한 곳으로 흘려보내 줄

아는 저 유연함, 유연함만이 파도도 깨지며 투우처럼 달려가고 수영 배우듯 온몸 물속 깊이 허우적거리며

체득할 때만이 

 
어느 곳에서나 첨벙첨벙 뛰어들 수 있는 발이 되는 것이다

 

 

 

 

2016-03-02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3-10 17:43:53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채송화님의 댓글

profile_image 채송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픔도 슬픔도 이력이 생기면 가슴은 갯벌이 되어가는 법/에 방점 하나 찍습니다. 파도가 억장으로 무너질 때가 가끔 있습니다. 좋네요. 마지막 행의 진술은 차-암 좋습니다. 저도 슬픔에 첨벙 뛰어들 수 있는 발을 갖었으면 좋겠습니다. 천상 시인이십니다. 자주 뵈요.

씨앗꽃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씨앗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졸시인데 격려에 감사합니다.
채송화 시인님의 시도 감명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좋은 하루 되 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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