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안에 겨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시짓는밥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193회 작성일 16-03-03 23:44본문
거울 안에 겨울 /
거울 그 너머에는 사라진 계절이 있다
한번 바람을 등진 이들은 돌아오는 법이 없다
거울 속 등장인물은 냉동된 셔츠를 입고 나온다
기억이 녹아내리면 안 되니까
눈이 올 것만 같다
사실 나는 아무 말도 안했는데
눈이 내리는 것일까
눈이 왜 자꾸 나리는 건지, 잊을만 하면 눈이 내린다
기억을 꽁꽁 싸매야하니까
눈은 땅을 향해 날리다가
가끔씩 다시 하늘로 날아올라보리라
허공에다 몇 걸음을 떼지만 금방 어깨가 축 쳐진다
겨울이 길다
언제 봄이었는가 싶다가 어느새 우린 겨울에 있다
피는가 하면 지고 있고 지는가 하면 피어나는
피었다 지는 꽃잎이 우리 사는 일 같다
뒤돌아보면 꽃잎처럼 사라진 봄날이 거꾸로 돌아나온다
봄날의 꽃잎은 가고
남은 꽃잎은 오종종 꽃잎을 피운다
얼굴이 기록된 유리 파편을 쓸어담는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손바닥에 흥건한 꽃물이 괸다
거울 안에 겨울이 자연스럽다
추천0
댓글목록
시앙보르님의 댓글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봄날의 꽃잎은 가도
우리 속에 봄날 여름 가을 겨울은 늘 머문다는 생각이 들어요.
거울에 비치는 겨울은, 내 시원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