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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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씨앗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003회 작성일 16-03-04 08:38본문
점자책
캄캄한 밤 조랑말처럼 줄행랑쳤다던 그는 말발굽 날렵해도 집 주위 벗어나지 못한다.
길을 읽을 수 없어 식사 초대에도 오지 못한다. 찬송가는 입술을 어떻게 오므려야 할지 몰라
두 손만이 손뼉 치며 부른다. 양아버지의 조련사 채찍에 지적 성장 거세된 오십 넘은 아이,
우리 집에 올 때마다 쥐고 오는 알사탕 아이들과 나눠 먹으며 마당에서 뛰놀다 여름밤 돗자리
평상에 벌렁 누워 밤하늘 읽어준다. 별 하나하나 짚어가며 독수리 별자리는 킬로만자로까지
고래 별은 대서양까지 건널 폼이다.
홀로 지내야 할 때마다 반복 숙독했을 점자들, 하루는 밤새도록 울퉁불퉁한 별을 읽다 손목을
긋듯 추락하는 별똥별의 문장에 수십 개의 별 같은 알약 목구멍에 쓸어 넣어 밤하늘의 마침표를
찍으려다 쉼표로 구급 호송되었다던 그, 지금껏 허름한 식당 식기 닦기로만 지낸
그의 손끝 별빛처럼 닳고 닳았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3-10 18:11:23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채송화님의 댓글
채송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입술을 어떻게 오므려야 할지 모르는 노래는 손뼉으로 변주됩니다.
씨앗꽃님의 댓글
씨앗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맞춤법 검사기를 돌렸는데도..제가 지나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잡초인님의 댓글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씨앗꽃님에 점자책의 시심에서
홀로지내야 하는 그의 손끝 안타까움 함께 느낌니다
올려주신 귀한 시에서 많은것을 얻어 갑니다
감사 합니다
씨앗꽃님의 댓글의 댓글
씨앗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글이 아직 많이 모자란데, 격려의 글에 힘을 얻습니다.
글 쓰는 시간을 쪼개는데,, 자꾸 일이 생깁니다. 갈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제가 꽃받침처럼 본문늘 잘 받치고 있네요..
잘 감상하였습니다.
씨앗꽃님의 댓글의 댓글
씨앗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제가 꽃받침처럼 / ...꽃받침..이란 어휘가 잠시 마음을 출렁거렸습니다.
시인님의 한 줄의 댓글이 더 시적이고, 툭, 발상을 던져주고 가셨습니다.
언제 한 번 써보고 싶은 시제입니다. 감사합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릿합니다.
엘리베이터 점자 버튼을 쓰윽 눌러볼 때가 있습니다.
눈을 감으면 손으로만 전해지던 그 세계 그 느낌, 님의 시에서 고스란히 살아납니다. ^^;
씨앗꽃님의 댓글
씨앗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엘리베이터 점자 버튼을 쓰윽 눌러볼 때가 있습니다./
윽, 제 글보다 더 시적입니다. 이 한 줄이 제 마음을 고무줄처럼 당겼습니다.
오늘은 제가 댓글에서 더 많은 가물가물한 시상을 얻고 가는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을 잠시 감아 보았어요.
너무도 답답했어요.
평생을 눈을 감고 사는 사람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들의 손끝은 눈 일겁니다.
아주 민감할 것 같은 손끝을 생각해 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씨앗꽃 시인님.
씨앗꽃님의 댓글
씨앗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손끝은 눈이다 라는 문구에 또 시선을 잡게 합니다.
그렇군요. 가장 민감한 눈은 바로 손끝이었군요.
어쩌면 바라보지 않고도 말 한마디 없어도 한 손 얹을 때 보이는 것들 들려주는 것들이 많지요 ^^..
졸시에 더 좋은 답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마을의 향기가 참 포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