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돌의 뼈 /추영탑 > 우수창작시

 

 

 

 

 

몽돌의 뼈 /추영탑

 

 

 

 

 

기억을 되살리는 오래된 길로는 절대로

가지 않을 것이네

탈출을 꿈꾸고 모반을 기록하던 붓은

이젠 다시는 들지 않을 것이네

 

 

 

평생의 몽유에서 깨어나면

사랑을 물쓰듯 하던 물의 구애가 생각나네

바뀔 수 없는 너의 운명과 내 운명을

한 장章에 담아 배 띄워 보냈으니

이제는 너의 시작과 내 끝이 보일까?

 

 

 

물을 깎던 너의 살,

물에 깎이던 너의 시간,

 

 

 

풀어도 풀어도 풀리지 않는 매끄러울 뿐인

네 몸의 타래

이제는 물도 시간도 더는 깎지 않을

것이네 ‘마지막’ 까지 깎여버린 종결

앞에 서면 드디어 보이는

선禪으로 녹아있는 너의 흰 뼈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8-23 07:25:5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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