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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츠, 나는 증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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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1건 조회 1,175회 작성일 16-03-18 10:43

본문

왈츠, 나는 증발하고

 

 

  숨이 막혀

  오늘, 내가 그어놓은 선을 넘고 싶어

  나를 허물어 줘

 

  라이트가 켜지면 너는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날렵한 스텝으로 계단을 내려오지 스포트라이트가 너를 따라 오는 동안 나는 하얗게 굳어버려. 너의 발자국이 만들어 내는 멜로디가 손을 잡으면 나는 증발할 거야 그러고 싶어

 

  아니?

  너와 나 하나란 걸?

 

  왜 그랬어

  누구에게나 친절했고,

  누구에게나 웃음을 흘렸고,

  누구에게나 손을 내밀었고 그리고 망설임 없이 손을 잡았지

 

  예전처럼 너의 손을 잡는 것이 두렵지 않아 너의 오른손이 내 허리에 둘러졌을 때 나는 이미 젖어 있었고, 플로와는 반짝거렸으며, 스텝은 절로 리듬을 탔고, 우리는 하나가 되어갔고. 이미 나는 없고

 

  우리 사이에 끼인

  플로와의 뒤편에는 접질려진 발목들이 오래된 울음을 커내 말리고

 

  네 그림자 뒤에서 네 발등에 얹혀 토해낸 신음이, 바람이 되고, 스텝은 바람에 올라타고, 숨죽였다 휘발하는 박수소리는 눈부시고

    

  나는 증발한다

  아니?

  너의 스텝이 현란해지고 우아해 질수록 나는 목마르다는 것을

 

 우리가 나누었던 눈빛처럼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3-23 12:50:31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숨 막히는 현란한 스텝입니다

역시 외계인의 문자도 따라 춤을 추니 더욱 더, ㅎㅎ
전 그만 증발하렵니다
머리 어지러워서

감상은 잘했지만
ㅎㅎ

香湖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짰거나 미안하우다
그놈의 외계인 와 죽자고 따라다니는지 몰겠구만
싫다싫다해도 말을 안들어 먹네
암매장 당해봐야 할겠는가 원

현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현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 너의 오른손이 허리에 말릴 때처럼 그냥 증발하겠습니다
멋집니다
이거 왈츠를 춰보지 않는 사람은 못 쓸 것인데
너무 좋습니다

고백하세요.....ㅎ

金富會님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더밴드에서 왈츠를 ......이라는 책이 기억납니다...^^
스텝......현란하지만....
힘들게 하면........안됩니다. 천천히, 부드럽게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재밋게 읽고 갑니다.

양철붕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양철붕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왈츠의 스텝이 현란하게 찍고 있습니다

거침없이 저어가는 왈츠처럼 문장의 필력도 팔팔합니다
열심히 창작하시는 모습에서 부러움 가득합니다

이봄 어느 자락에서 얼굴이라도 한번 봅시다 건강하시구요

동하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이 따라가질 못하는 스텝이네요.
모든 걸 잊고 흐름에 따라가는 광기 젖은 몸짓마냥.
최근 영화 중 <위플레쉬>라는 영화가 다시 떠오르네요.
어우 눈 아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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