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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물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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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2회 작성일 16-03-18 11:36

본문

자물쇠/광나루

 

소망의 덩어리들

철조망에 매달려 기도하고 있다

사랑이라면 깨어지지 말고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이루어지라고

바라는 모든 것

자물쇠 속에서 꿈틀댄다

 

얼마나 많은 세월을 세었는지

녹슨 다리들은 굳었지만

철조망을 꽉 붙들고 있다

희망을 붙들고 있다

얼굴마다 표정은 다르고 모양은 달라도

가슴 속에 품은 뜻은 하나가 된 듯

그렇게 나란히 서로를 기대고 있다

 

기도의 소리 얼마나 올라갔을까

얼마나 달려갔을까

남산에도

세느강 가에도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철조망은 한숨 쉬지만

희망의 날갯짓

어디에도 있어야하기에

 

자물쇠 속에서 속삭이는 기도

더러는 주인을 찾아 미소를 주었으리

허지만 자물쇠 뻘건 멍 날마다 자라지만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해 떠도는 영혼 그 얼마 이리

 

희망은 꿈꾸는 자의 것

모든 것이 잡히는 것은 아니지만

날마다 햇살 먹으면서

기지개를 켜는

작지만 소중히 여기면서

흔적 하나에 즐거움 잊지 않는다면

월계관은 날아오리

자물쇠의 속을 지나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3-23 12:52:09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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