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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 이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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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체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163회 작성일 16-03-19 21:59

본문

폭우

 

 

장맛비가 며칠째 현관문을 두드리고 있다

늦은 밤에 모래주머니 몇 포로 빗물을 막아보았지만

흙탕물은 기어이 지하방까지 들어온다

동사무소에서 긴급히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가족들과 함께 무작정 집을 나선다

비바람에 우산이 발랑 까뒤집혀진다

압류 딱지를 붙이는 집행관처럼 빗줄기가

허벅지에서 허리로 허리에서 가슴으로, 목으로, 착착 달라붙는다

나는 흔들리는 기둥에 매달린다

가는 기둥이 무너지면 기댈 곳은 허공

아이들이 무섭게 자라나고 있다

우산대를 꽉 잡아야 한다

온갖 부유물로 뒤섞어놓은 물줄기가 도로를 타설打設하고 있다

빗줄기도 허공을 배근하고 있다

철근이 되어 버린 빗줄기가

수백 겹 수천 겹 나를 에워싸면서 길을 가로막고 있다

다리가 칼이 되어 빗줄기를 베어야 한다

한 발 한 발 내디딜수록 붉게 갠 물 시멘트에 몸이 휘청거린다

비명과 함께 웅덩이에 발이 빠진다

다리가 된 우산 기둥이 땅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머리가 지붕이 되어 가족을 덮어야 한다

대피소 건물 처마 밑에서 반쯤 꺾인 우산을 접는다

창문들은 이미 물에 녹아 흐르고

젖은 기둥이 일어서서

여름의 무게를 견디느라 줄줄이 땀을 흘리고 있다

압류 목록명세표까지 집어삼킨 물 시멘트가

평평하게 굳어가고 있다

살아온 날들이 공무상비밀표시무효죄*에 걸려들고 있다

 

 

* 공무원이 실시한 봉인 또는 압류, 기타 강제 처분의 표시를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무효화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

포엠포엠 3월 발표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3-23 13:13:44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예시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예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한 편의 시를 읽는 즐거움입니다.
굉장히 치밀하고,드라막틱한, 긴장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군데 군데 시적표현이 좋습니다..

감상 잘 하였습니다..당선된 작품도 인상깊게 잘 읽었습니다...
시마을 잊지 않고 올려주시니 감사하네요..^^..

책벌레09님의 댓글

profile_image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맛비가 며칠째 현관문을 두드리고 있다
늦은 밤에 모래주머니 몇 포로 빗물을 막아보았지만
흙탕물은 기어이 지하방까지 들어온다"

묘사의 깊이로 들어갈수록
그 마음이 더욱 절실해집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시앙보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매끄러우면서도 탁,탁 걸리는 건 절절해서 그러겠지요.
몇 년 전, 아래 골프장 옆 침수로 지하 가내공장 물건 잔뜩 바깥에서
해바라기 하던 광경이 기억납니다. 그땐 그냥 '안됐구나' 싶었는데
시인님이 마치 그때 그 동네를 지나간 듯, 아주 인상적입니다.
편한 밤 되세요. ^^;

은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은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란 이렇게 쓰는 것이다. 라는 듯
압류딱지처럼 느낌으로 착착 달아붙는 시
오늘의 필사몫으로 모셔갑니다
좋은시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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