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비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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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2건 조회 1,491회 작성일 16-03-29 14:24본문
물고기 비행운
문정완
지층으로 물고기가 지나갔다 무게를 버리고 한층 가벼워졌다 네 피부는 플라스틱 안녕 지상엔 나일론 햇살이 펄럭인다 이 행성은 창문을 깨트리면 죽은 물고기들의 그림자가 떠다녀 돌의 문고리를 잡아당기면 버려진 주소들이 쏟아지지
서로 마주보는 식탁엔 부패한 공기를 메뉴로 사용해 총알이 지나간 총구는 왜 따뜻할까를 생각하다가 정수리에 붉은 비가 내린다 각설탕으로 세수를 하고 녹슨 달력으로 저녁을 먹는 날은 찢어진 책속에서 귀가 흘러나왔다 귓속에 오래 울었던 건반이 누워있다
헐거울수록 네 몸은 에로스 한 철사, 암벽이 두꺼울수록 판타지 하지 지상에 네가 걸어 둔 모자는 구름, 몇 잔의 눈물이 경유지도 없이 지나갔다
돌 속을 저어가는 물고기 공복을 꿰메고 있다
댓글목록
문정완님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진 감광사 / 이상협
나를 뒤집고 가장 어두운 부분을 밝게 담는다
어떤 표정에도 가까워지고 싶지 않다
물에 불은 손가락 사이로 갈퀴가 생겨났다
사람으로부터 멀어지기로 결정한 것이다
못이 박힌 옆구리로 구름처럼 피가 번진다
물의 체온을 받아 나는 간신히 있다
손바닥을 마주치듯
눈빛과 눈빛이 만나는 곳으로부터
얇고 이상한 화석이 생겨난다
그를 자세히 보기 위해 불을 끈다
냄새를 오래 만져 모아두는 나라에 가고 싶다
검은 이불 한 채가 흘러간다
핀셋으로 건지지 못한 구름과
물밑에서 죽은 사람들을 나는 너의 얼굴로 막아서고 있다
밝은 곳이 가장 어두운 사람
나는 딱 한번 나였던 적이 있다
2012년 현대문학 신인추천 당선작
문정완님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후유 / 이상협
잔기침으로 꽃을 뱉는다 꽃이 켜지자 방금 생각나지 않는다 잃어버린 생각만이 궁금하다 노래는
들을수록 닳는다 살갗의 숨구멍들이 무료할 때 음악은 나를 듣기 시작한다 욕조의 물처럼 우연히 넘
쳐나는 누군가가 하수구로 흘러간다 초침처럼 나의 소리가 무서워진다
마당은 천천히 움직인다 감잎은 각도를 조용히 꺽는다 축척이 다른 지도를 들고 서로의 눈금을 센다
한뼘 안에서 끝나는 거리를 잰다 국수처럼 하늘로 늘어진 허연 길에서
낙화: 책 바깥으로 날아가는 각주들
여행: 몸이 밖을 떠돌 때 안쪽으로 더 멀리 가는 노동
비행: 날면서 날아가는 공중전화박스
블랙박스: 모든 사건은 원인을 통제하도록 설계되었다
나무 속에 앉아 날개를 기르는 동안 나는 희박해진다 꽃의 허벅지를 보았다
*후유: 열반의 깨달음을 얻지 못한 이가 미래에 받는 미혹의 삶
2012년 현대문학 신인추천 당선작
이경호님의 댓글
이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려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오, 진짜 오랜만에 오셨네요?
잘 지내시죠? ㅎㅎ
건겅과 건필을 변함없이 기원합니다.^^
문정완님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옷 지면에서 오랫만에 대합니다 경호님 ㅎ
잘 지내죠 저도 덕분에 무탈 건강하게 지냅니다
늘 좋은 시 많이 생산하시길 ^^ 오랫만의 흔적 무지 반갑습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에 뵙네요..
이봄 화사하게 엮고 계시죠.
자주 오이소~~
문정완님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쌤 반갑습니다
부지런하시게 봄바다에서 시를 낚는 모습 부럽습니다
신작은 엄두도 못내고 ㅎ 구작을 좀 털어서 올렸습니다
바쁜 일 좀 마무리하고 열심히 詩작을 하려고 합니다
늘 좋은 시 감상 합니다 뵐때까지 건강하십시오^^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구작 털기로 말하자면, 시말에서 희서니를 따라올 사람은 없는듯요
근데, 구작을 털었다면서 왜 그리 신선한지요 (알 수 없다는)
시를 읽으니, 구름 한 가닥이 소리없이 지나가고
그 사이 물고기 한 마리 걸려 있네요
공복을 메꿀 때 아문 흉터처럼,
생색도 없이 흔적도 없이..
깊은 감명으로 읽고 갑니다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시인님 오랫만에 뵙습니다 고국엔 봄이 벚꽃을 피웁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래'요 저도 요즘 눈이 안좋아서 리안 안약 짜넣습니다 ㅎ
문득 안시인님이 생각이 났어요 요정도도 불편한데 얼마나 불편할까 하고 말이죠
부족한 시심에 감명까지 남겨주시고 송구합니다
늘 건강하시길 먼곳에서 발원드립니다
현탁님의 댓글
현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이네요 아주 나간 줄 알았어요 반갑습니다
저는 바쁜 일로 쓰지도 못 하고 나들이만 합니다........ㅎ
맘이 편해야 시도 쓴다는 ....현탁의 증언 ㅋㅋ
자주 뵙도록 합니다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앗 현탁형아야 ㅎ 올만
바쁘면 쉬엄쉬엄 쓰면 됨
밥그릇이 준비되야 밥도 담지 공감요.
형아야 자주뵈요 나도 요즘 밥그릇을 저기 밀쳐놓고
산다우 ㅎ
좋은 시 많이 쓰길. ^^
시엘06님의 댓글
시엘0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 창작방 클릭하는 순간 빛이 환해서 살펴보니 반가운 분이 오셨군요. ^^
오랜만에 절경이 펼쳐졌습니다. 초저녁인데 마음이 흥겹네요.
3월도 이제 다 되었군요. 세월이 참 빠릅니다. 4월을 기다립니다.
문정완님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엇 반가운 지기님 ㅎ 서울서 보름동안을 있어도 서로 얼굴 한번 못보고.
요즘 달아오른 시심 도둑고양이처럼 훔쳐보고 나가곤 했습니다
하도 손가락과 머리에 녹이 쓴 것 같아서 구작을 쬐끔 털어 올렸어요
반가운 얼굴들끼리 마주할 날 기다립니다 그때 밀린 회포 풀기로 해요
현상학님의 댓글
현상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화석이 생기는 이유와 일치시키면 더 좋겠습니다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구시더라 ?요즘 깜빡깜빡해서 ㅋ
창작방을 후끈후끈 데우시는 승화누이 맞는감요
아직 미완성품이니 더 단금질 해보죠 좀 담아두었다가 다음에...ㅎ오래 담근 술이 맛나는 법이니까
쏟아내는 시술 가끔 들어와서 한잔씩 마시고 갑니다
언제 반가운 얼굴 한번 볼때까지 건강하시길.
조경희님의 댓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에 뵙습니다
물고기 화석처럼 단단한 글 자주 감상할 수 있기를 바라며
따스한 저녁시간 이으시길 바랍니다
잘 감상했습니당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경희 시인님 저도 올만.
시인님 웃음처럼 환한 봄이 왔습니다
늘 여러가지로 수고가 많습니다. 봄바람이 풍성해질 때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그믐밤님의 댓글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정완님, 오랫만에 오셨군요.
처음엔 절집 처마에 걸린 木魚로 읽다가 그만 미궁으로 ... ㅎ
내밀한 시적 공간을 들여보려다 그만 눈멀고 갑니다. 자주 오셔서
좋은 시편들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봄날입니다.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 그믐밤님 오랫만이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목구명에 세를 살다보니 이늠이 하도 월세 안낸다고 쪼아서. 자주 오질 못했어요 간간이 들려서 그믐밤님 시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창작방에서 젤 두각을 내시는 그믐밤님 처음부터 알아봤지만 ㅎ 역시입니다
좋은 시 많이 생산하시고 늘 건강하시길 바래요 흔적 없어도 늘 글에 다녀갑니다 ㅎ
봄날 환하시길.
잡초인님의 댓글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물고기 비행운으로
오랜만에 오신 문정완님 반갑습니다
저더러 본드 붙이고 있으러고 해서
계속 본드 붙이고 있었는데
많이 바쁘셨나 봅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히시길
바랍니다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잡초인님 올만입니다
요즘 문우님들과 소통하면서 좋은 성적도 거두시고ㅎ
이젠 엉덩이 본드 붙이지 마라해도 붙이고 있을 듯. 시마을이
중독성이 있거든요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봄날 좋은 시 많이 쓰세요.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활연님도 안계시고, 요즘 걸음이 뜸하셔서 안부가 궁금했습니다
이렇게 오시니 빨간불도 들어오고 좋습니다
자주 오셔서 좋은 시 보여주시길요
문정완님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앗 허영숙시인님
밤길을 달려 서울로 올라와 막 숙소에 짐을 풀고 노트북을 꺼내놓고 댓글을 답니다
답글이 좀 늦었습니다
그렇죠 오랫동안 창방의 수문장이었던 활이 안계시니 참 허전함. 활이 있어야 사실 저도 신이 나는데.
갑자기 바빠져서 요즘 글을 올릴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여하튼 틈틈히 글을 쓰야 어디 내어도 볼것이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봄, 환하게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