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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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163회 작성일 16-04-02 12:02본문
사월이
이영균
봄이 나를 회 치고 있네요 어젯밤 이슬에 겨드랑까지 구석구석 비늘 벗고 이브 자리에 들었는데 온몸에서 이불 흠뻑 젖도록 물기가 몽땅 빠져나가더군요
이 상쾌한 아침 멀뚱거리는 내 눈 좀 봐요 봄이란 밥상에 벌써 널브러진 난 그냥 맛깔스러운 회 한 접시네요 중앙엔 내 뼈로 만들어진 서덜탕이 끓고 눈이 멀뚱거리는 회 접시 앞에는 봄동 접시가 그 옆에는 달래와 냉이가 된장에 젠장 부글부글 멱을 감고 있어요
입맛대로 다들 먹고 나면 나는 뼈들을 주섬주섬 챙겨 햇볕으로 가 새살이 돋을 때까진 이빨 빠진 봄의 퍼즐이 되지요
듬성듬성 살점 뽀얗게 떨어져 나간 저 봄꽃 흐드러진 내 몸뚱이 구름도 제 몸 한 조각 마쳐보고 가고 바람도 와서 펄럭 들춰보고 가면 간지러워 하늘 높이 날아오른 종달새처럼 깔깔 웃다가 어느새 살이 올라 뽀얀 한
이런 난 봄 처녀라오 |
댓글목록
시엘06님의 댓글
시엘0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벌써 사월이네요. 잘 계시죠?
잔잔하고 고요하신 이포님의 표정이 그립네요. ^^
시를 읽으면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러게요. 봄이 별거 있나요.
회 한 접시가 있고 서덜탕이 있고 구름도 새삼 한번 보고, 봄처녀 흉내도 내보면
어느새 몸은 봄으로 가득 차겠지요. 아름다운 시입니다.
환한 봄날 맞이하세요.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시엘06님 감사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하루가 새롭고 즐겁습니다.
그래선가요 요즘 좀 젊어지는 느낌입니다.
시인님께서도 봄을 무척 좋아하시나 봅니다. 시 쓰시기에 요즘 무척 활발하시더군요.
더분에 좋은 시 많이 읽고 즐겁습니다. 행복하소서.
이경호님의 댓글
이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이포님 이뽀~! ㅎㅎ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사월이요? 저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올해도 황홀한 봄 맞으시기 바랍니다.
이경호 시이님도 이뽀요.
잡초인님의 댓글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께서 직접 뼈가되고 서덜탕이되여 겨울을이겨내고
기다리는 봄소식이 풍성 합니다
봄처녀의 아름다운 봄을 느낍니다
감사 합니다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잡초인님 감사합니다.
님의 말씀대로 겨울을 이겨내고 맞이하는 봄이라
너무 상쾌하고도 향기롭습니다.
아가시들이 봄바람이 나는 이유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너무 아름다워요.
물론 잡초님의 시도 환장할 만큼 아름답고요.
다행히도 제가 남자라서 님의 시에 몽땅 빠지진 않지만요.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