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의 밤 > 우수창작시

햇살을 불러와 방안에 감금시켰다

대지를 누비던 온기들은 밖으로 터져나갈 구멍만 찾았다

햇살이 체념하자 금방 방안은 기대감이 가득한 어둠이 내려앉았다

오늘 밤은 화려하고 황홀한 사랑을 그와 나눌 거야

언제나 일편단심으로 그 사람을 위해

안락한 품을 열어놓고 기다렸다

그가 몸을 누이면 그의 등에서 하루가 묻어난다

삐꺽거리는 소리와 여기저기 골병들고 남몰래 흘렸던 눈물도

슬며시 알아내어 잠을 불러와 위로한다

잠결에는 그의 숨결들은 완전히 껍질을 벗었고

자신들을 포로로 삼았던 직장도 자유가 되었다

침대에서 생겨난 꿈들은 침대를 탓하지 않았지만

침대는 좀더 꿈을 꾸게 하기위해 조용히 그의 몸을 조율하면서

조금만 더 라는 자신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 침대는 따스하다

그 사람과 처음 만났을 때

처음같은 떨림으로 깊은 숙면을 했던 기억에

잡아 두었던 햇살을 풀어 밖으로 돌려보낸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4-05 12:00:53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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