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먼 길
페이지 정보
작성자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068회 작성일 16-04-04 09:56본문
아직 먼 길
바퀴는 덜컹거리고, 객실은 텅 비었고, 빛이 애를 낳는, 오후 다섯 시, 주심은 플레이볼을 외치고, 투수는 셋 모션에 들어간다. 와인드업, 첫 구는 볼이다. 열차는 달린다. 아랫도리 피 범벅이된 여인이 창을 뚫고 들어온다. 앞자리에 마주 앉는다. 따라 들어온 고양이 한 마리 여인의 무릎에 앉는다. 여 승무원이 웃음을 짓자 고양이는 표를 커내 놓는다. 익산 → 목포 1호차 11C. 손가락 사이로 화면을 본다. 타구소리가 함성 소리에 묻힌다. 1루심은 아웃을 선언하고 타자는 비디오 판정을 요구한다. 잘 못 타셨습니다. 다음 역에서 내려 되짚어 올라가 목포 가는 열차를 타십시오. 몇 번이고 되풀이 해 돌려지는 화면, 판정은 엎어지고, 2 아웃에 주자 만루. 1회부터 손에 땀이 난다. 다음 역은 지났다. 여인은 내리지 않고. 고양이는 여인의 입술을 핥고 있다. 부드럽게, 부드럽게, 립스틱은 점점 걸망빛이 되고, 숨 죽였던 고요가 파도를 탄다. 투 스트라이크 3 볼. 쭉쭉 뻗어나간다. 함성과 뒤섞이는 한숨, 파울, 아쉽다. 계속되는 파울 볼, 여인이 사라졌다. 묵례도 없이, 투수는 12 번째 볼을 던지고 있다. 이빨 앙다물고
댓글목록
시엘06님의 댓글
시엘0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열차를 잘못 탄 여인과 결판이 안나는 인닝.
이 미묘한 대비가 벼락처럼 마음을 때리네요. 한편의 감동적인 단편소설을 읽은
느낌입니다. 다 되었다고 확신했는데 일이 그르칠 때 갑자기 먼 길이 확 뚫리지요.
그렇게 살아가는가 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香湖님의 댓글의 댓글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그냥 보시고 눈짓 한 번 주시고 지나가셔도
되는데 이렇게 마음까지 주시고 가시니 어찌해야 할지?
날씨가 화창하고
벚꽃이 퍼들어지고 있네요
고맙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뭡니까? , 주책스럽게시리...
야구로 빗대면 어디 눈치 못챌까봐 그러시나요
형수님 입술에서 부르르 떨리는 변화구로 날아들겠습니다
결국, 데드볼로 진루할 참인가요?
그럴 힘이 아직도 남아 있으니
부럽습니다!
香湖님의 댓글의 댓글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해는 마시라
창문을 뚫고 들어온 여인, 누굴까?
햇빛을 의인화 해 본 것이니 아우님 절대 오해마시라
하지만 속마음은
그런 행운이 한번 찾아와 주었으면 하고 썼는지도 모르지 ㅎㅎ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빛? 그렇군요 빛깔 좋게 그렇게 변명하겠지요
음큼한 시인의 정숙한 아내안테, ㅎㅎ
아니면 말고...
李진환님의 댓글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육회가 제맛이지, 부풰 안주로는...
싸워, 쌈 구경은 손가락 안에 드니까 구경꾼이야 넘치지.
ㅎㅎ 로또 말고 스포츠 머 있지 그거나 팔지머.
태우랑, 한 잔 값 버는거야 ......
근데 아직도 멀다네, 에휴~~ 빨리 붙어,,, 우쒸
난 저어기 한테 걸었어, 내꺼 몽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