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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의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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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09회 작성일 16-04-04 12:02

본문

잠의 밭을 개간한다

거친 불면의 장애를 고르고 파내어서

풍성한 가을 잠의 열매가 익을 수 있도록

 

그는 계급도 없고

가진 이름이라곤 침대라는 그 이름만으로 충분했다

 

그는 잠을 조율하는 조율사였고

잠을 일구는 잠의 농군이었다

 

간밤에 길잃은 잠의 방황이

자신만의 사연을 풀어내지 못해

우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는 말없이 그의 등에가서

그 사연의 깊이를 재어보고

그 사람의 잠을 토닦이며 밤을 지새웠다

 

잠의 들판에는 아직도 익지 못한 꿈들이

잠의 깊은 계곡물을 만나지 못해 설익어 있었지만

그는 꿈의 물 고랑을 만들었다

 

쉴 새도 없는 침대의 밤은

어느새 새벽을 수확하며

서서히 그 사람 방으로 돌아온다

 

아직도 미수 잠이 잡초처럼 나풀거리지만

하루 이틀 만에 잠의 들판이 완성되지 않음을 알기에

새벽공기로 잠을 씻어 내일의 잠을 준비한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4-11 18:22:59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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