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 따는 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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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141회 작성일 16-04-04 13:37본문
잣 따는 원숭이/
우듬지에 솔방울 수류탄을 두르고
완강히 버티는 잣나무
약이 올라 밑동을 걷어차던 이들은
잣 따는 원숭일 올려 보냈단다
그가 목숨처럼 흔들리는 가지를 옮겨 다니며
기름기로 자신감이 둥둥 뜨는 땅에
잣 같은 수류탄을 내던질 줄 알았겠지
밑에선 낄낄대며 뇌관 없는 수류탄을 주워서
잣 까는 기계를 돌릴 궁리로 웃었지만
모처럼 공기 좋은 곳에 온 그는
높다란 가지에 등을 구부리고 걸터앉더니
털만 고르더란다 몸에 붙은 송진을 때느냐고
올망졸망한 잣 같은 세상을 내려다보고
하늘로 화살촉 겨눈 전나무 숲도 둘러보며
왕 잣을 까먹고는 고소해하더란다
야, 야 빨리 내려와 소리치는 지상으로
갈색 투구 같은 보늬를
퉤퉤 뱉었을 생각을 하니
그는 아마도 먼 옛날, 배고파도 풍류를 알던
우리들의 가난한 선비 아니었을까
잣 같은 인생아
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 모두 잣 따는 원숭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이경호님의 댓글의 댓글
이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은 바빠지니까 숨통이 좀 트이네요.
하마터면 잣 같이 작은 살림살이 말아먹을 뻔 했습니다.
격려에 감사를 드립니다.^^
Sunny님의 댓글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입니다.
저도 간만에 잠깐 들어왔는데...
인사 놓고 갑니다.
봄이 바쁜건 좋은 거지요
선유도 오사나요?
이경호님의 댓글의 댓글
이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잉? ㅋㅋ오랜만에 뵙네요^^
선유도는 일 핑계로 못 갑니다.
뙤 뵐날이 있겠지요.
그동안 모아 놓으신 작품 부탁드려요^^
李진환님의 댓글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듬지에 솔방울 수류탄을 두르고
완강히 버티는 잣나무/
첫 발상 아니 사유 좋고,
뒷풀이는 막걸리 석잔인거고,
방가요, 인사 넙죽.
이경호님의 댓글의 댓글
이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ㅋ 곱슬머리 해리포터안경 시인님, 방가훠욤ㅋ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