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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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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영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29회 작성일 19-01-26 20:53

본문

밤낮으로 달려드는 짐승같이 험한 세상
우리는 자라나고, 세상은 다가온다.
커감에 좌절하여 고개숙일 때 되면,
우리는 다 자랐고, 그대가 절실해진다.

지푸라기 휘날리며 뒷바라지 해주던
당신의 수고에 가진 건 없지만
고마움과 미안함을 머리에 이고
일동, 정렬, 고개숙여 절한다.

무거운 고개를 숙이는 것 아니라
고마웠던 당신께 작별인사, 절하는 것.

당신의 이름이 헛되었을지언정
우릴 위한 수고는 헛되지 않았기에
잘 자란 우리는 생명의 근원되어
당신이 그랬듯이 누군가를 지켜준다.

그대는 홀로 서서 벼를 지켰지만
덕분에 우리들은 식탁에서 빛을 내니,
그대는 또한 별을 키웠다.


-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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