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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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어꾸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1회 작성일 16-08-30 23:15본문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장여진(중2)
수학여행 간다며 잔뜩 기대에 부풀어
꿈 한아름 가득 안고 웃으며 집 떠난 아이들
몇년이 지난 지금도 그 아이들은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재잘재잘 추억 하나 쌓기도 전에
쿵
악마의 문이 활짝 열려버렸습니다
학교에서 배운대로 구명조끼도 잘 챙겨입고
안내방송에서 하라는대로 했는데
가만히 기다리라던 아저씨가 아이들 버리고 도망가버렸습니다
어둡고 뒤집힌 배 속에서 안간힘 주어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얼마나 외치고 또 외쳤을까
시간은 흘러흘러
추위를 무릅쓰고
아이들 기다림에 지쳐
하얀 천사 날개 너도나도 달고
손모아 하늘나라로 기나긴 먼 여행 떠나버렸습니다
매일 두 손 모아 기도하며 기다렸는데
아이들 기다리는 사람 얼마나 많았는데
잠도 제대로 안 자고 밤 꼬박 새우며 기다렸는데
누군가 구조되었다 연락오면 맨발로 뛰어나갔는데
너무 일찍 떠나버린 아이들
수능 시험에서 실력 발휘해보지도 못하고
원하는 대학교가서 원하는 꿈 이루어보지도 못하고
우릴 향해 내민 손 잡아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기다리라던 아저씨가 먼저 빠져나와 미안합니다
밝은 미소 건강한 미소 띄우던 아이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지금쯤 넓은 하늘 조그마한 별이 되어 우릴 향해 반짝이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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