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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 /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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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나는고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5회 작성일 25-05-05 04:16

본문

돌아가는 길

언젠가부터 나는 돌아가는 길을 좋아하게 되었다.

가는 길보다 풍경이 덜하고,

기대보다는 정리된 마음이 남는 그 길을.

기차를 타고 외갓집에서 돌아오던 날들이 생각난다.

창밖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들판,

며칠 전엔 분명 걸어 다녔던 동네의 모습이

이상하게 낯설고, 멀게만 보이던 시간.

열차는 흔들렸고, 나는 그 안에서 자주 졸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등을 토닥여주던 할머니의 손이

이제는 먼 곳의 기억처럼 느껴졌고,

손에 쥔 약과의 부스러기마저

그때는 왠지 뿌리치고 싶었다.

어릴 땐 그게 "마음의 흔들림"인 줄 몰랐다.

그저 어른들이 말하던 “이제 다시 일상이지”라는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가방 끈을 매만졌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돌아가는 길이란,

다시 살아가는 길이라는 걸.

남겨진 풍경 속에 조용히 인사하고,

품 안의 온기를 찬 공기에 조금씩 흘려보내는 일이라는 걸.

어느 날 밤,

할머니가 쓰던 오래된 이불을 꺼내 덮은 적이 있다.

솜이 뭉쳐 있어 어깨가 눌렸고,

약한 비린내 같은 오래된 냄새가 났다.

하지만 그 이불 아래에서 나는 잠이 들었고,

꿈속에서 다시 기차를 탔다.

그곳엔 말없이 내 손을 잡아주는 손이 있었다.

아무 말 없이, 다만 함께 있는 것만으로

모든 안부를 대신해주는 손.

지금도 나는 어쩌다 먼 길을 다녀오면,

혼자 걷는 뒷길에서

그 시절의 ‘돌아가는 마음’을 떠올린다.

기대는 사라졌지만, 무언가 가만히 남아 있는 느낌.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풍경.

울음은 없지만, 오래도록 젖어 있는 마음.

그게 아마,

내가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간직하고 있는

가장 조용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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