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운 /중3 > 청소년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청소년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청소년시

(운영자 : 정민기)

☞ 舊. 청소년시   ♨ 맞춤법검사기

 

청소년 문우들의 전용공간이며, 1일 2편 이내에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비행운 /중3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나는고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9회 작성일 25-05-12 05:33

본문

비행운


겨울의 연건동엔
눈이 내리지 않았다.
길가엔 소금물 자국만 희끄무레 남아 있었고,
건물 유리창은 바람이 지나간 쪽으로만
김이 서렸다.

나는 병원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들어가지도, 돌아서지도 못한 채.
무언가를 기다리기엔
기억이 너무 멀리 있었고,
기억하지 않기엔
그 자리는 너무 가까웠다.

2017년 2월의 어느 날,
내가 처음 그 단어를 썼다.
외과의사.
네모난 공책의 맨 아래 줄,
겨우 닿은 듯한 글씨로.

그 문장을 쓰고 나서
나는 한참 동안 펜을 놓지 못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책상 모서리에 이마를 기댔다.
조용히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꿈이 번질까봐.

그해 겨울,
하늘에는 비행운이 길게 남았다.
사라지지 않는 선이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도에서
기억은 천천히 얼어붙었다.

지금,
연건동의 오후 네 시.
나는 그 선을 따라 걷고 있었다.
말없이 닳아가는 신발을 끌며
낮은 하늘 아래,
다른 나를 지나치며.

아무도 묻지 않았다.
당신은 누구냐고.
그저, 지나갔다.

그리고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비행운은
고도가 너무 달랐을 때
가장 뚜렷해진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추천0

댓글목록

Total 1,790건 3 페이지
청소년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열람중
비행운 /중3 댓글+ 1
하늘나는고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 05-12
1729 하늘나는고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 05-11
1728
매실 /중3 댓글+ 2
하늘나는고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 05-11
1727 이백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1 05-08
1726 하늘나는고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 05-07
1725 하늘나는고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 05-07
1724 하늘나는고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 05-06
1723 하늘나는고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 05-06
1722 하늘나는고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 05-05
1721 하늘나는고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1 05-05
1720
전선 /고1 댓글+ 1
공기방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1 04-28
1719
유 /고1 댓글+ 1
키보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 04-28
1718 ambl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1 04-27
1717
아이, /고2 댓글+ 1
ㅠ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 04-26
1716
고민 /고2 댓글+ 1
이백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04-24
1715
일차 방정식 댓글+ 2
리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04-20
1714
주인공 /고2 댓글+ 1
이백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4-16
1713 김민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1 04-12
1712 김민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 04-11
1711
심(心) /고1 댓글+ 1
김민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4-11
1710
매화 /고2 댓글+ 1
이백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 04-09
1709
호르몬 /중3 댓글+ 1
ROR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 04-09
1708
가치관 /고2 댓글+ 1
이백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 04-06
1707
여백 댓글+ 1
유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 04-04
1706
초원 /중1 댓글+ 2
넓은들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2 04-04
1705
변화 /고2 댓글+ 1
이백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 04-02
1704
밤 /중3 댓글+ 2
한글만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 03-31
1703 이백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03-27
1702
병문안 /고2 댓글+ 1
이백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1 03-20
1701 풀잎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03-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