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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총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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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백은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07회 작성일 17-06-2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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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총거미

사람들은 나를 
게으른 사람이라고 부른다
어떤 사람들은 나를
미물처럼 노력 않는 사람이라 한다
내가 하는 것이라곤
산과 들을 깡총거리며 뛰어다니는 것
그늘과 어둠을 거닐며 선선한 바람를 마시는 것
사람들은 내가
거미줄을 짓기 바라지만 
어떤 사람들은 내가
거미줄을 짜지 못하는 줄 안다 
내가 하는 것이라곤 
깡총 깡총
그저
깡총 깡총
그러다 내 앞에 버려진 사체가 보이면 
그것을 물고 
깡총 깡총
다시
깡총 깡총
짧은 다리에 
조그만 몸뚱아리 
긴 다리와 거대한 몸을 가지지 못한 불우한 거미
내가 짠 거미줄 위를 걷지 못하기 때문에
깡총거미는 깡총거린다

일하지 않는 게으른 사람
크고 웅장한 거미줄을 짜길 바라겠지만 
깡총 깡총
깡총거미가 방정맞은 것은 
그가 깡총거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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