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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억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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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신수심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53회 작성일 17-06-26 00:44

본문

신새벽에
파도가 몰아친다
어둑히 불타오르던
지난 밤이 남기고간 그을음에
파도가 몰아친다
챙챙히 쌓인
수많은 발들 사이를 채워가는
새생명의 활기는
그들의 석탄이 되어버린 것들과의
순환 속의 12시 정각.

그 속에 한 소년은
골목 안의 어스름에 지나지 않는다
맹렬한 해일을 저린 두 손으로
강철 반딧불을 내다쥐며
물길에 휩쓸려버린 소금처럼 되지는 않을 거라 다짐한다
차라리 커피 가루가 되겠어
라는 말을 뱉은 그를
파도가 점점 녹여간다
달콤한 사탕의 아쉬움을 빨아먹듯
점점 작아지는 그와
순백이 되어가는 태양빛

코만 조금
혀도 조금
귀의 한 쪽은 귓바퀴만 돌아가고 있으며
삼감으로 느끼는 세상은
아쉬웁다
시큼한 알콜내의 도시 방바닥
강렬히 매운 맛의 시멘트 기둥
귓바퀴가 굴러가며 갈리는 아스팔트 소리

방금 뜬 태양의 일몰은 따스하게 그를 덮쳤다
물결에 소년은 녹아
무ㅅ색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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