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보며 걷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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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보며 걷는 이유
나 어렸을 적에 내 두 눈은 땅끝이 아닌 발아래를 향하더라
앞에서 오는 경적들은 못 피해도
밑에서 가는 개미들은 밟지 않았다
높은 곳에서 나를 보는 사람들과는 충돌해도
나와 시선을 마주친 사람과는 맞서지 않았다
이런 나의 삶에서 내가 흘린 땀방울은 남에게 눈물이 되고
내가 흘리는 눈물은 남에게 땀방울이 되었다
너무 많은 아픔은 내 두 눈을 덮는 두 손이 되었다
점차 따가움이 무뎌지자 나는 고개를 들 수 있었다
땅위에 세상은
내 머리 위 그림자가 덮던 검은색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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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Kim해인님의 댓글

땀방울과 눈물의 상관관계가 정말 와닿네요 ! 매번 좋은 시들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