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속 눈의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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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한 눈이 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도망갔다
다리를 절었던 시절과 다리를 잃은 시절은 분명히 다르다
내 한 눈은 멀쩡히 나에게 굴려지고 있지만 속은 벌레먹은 사과마냥 텅 비었다
일부러 한 눈을 감고 거꾸로 걷는다
그 눈은 어두운 공간에서 갉아먹고 갉아먹혀
하늘의 것인 흰 눈을 흉내내는 뼛가루만 남는다
난 그 마약같은 뼛가루를 중독자처럼 집어먹는다
정신을 차리니 흐릿한 눈 앞에 눈깔 사탕이 아른거린다
손 뻗어 와드득 씹었는데
내 잃어버린 눈이라 소리를 질렀다
나는 아직 환상 속이다....
환상 속이다...
속이다..
속았다.
잘봐, 절망스럽게도 여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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