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롭고 예쁜 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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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책상이 나를 자꾸 부른다
햇살이 자식들에게 영양분을 주는 것도 봐야하고
구름이 달리기 시합하는 것도 봐야하는데
자꾸 부르길래
커터칼을 집어서 요망한 주둥아리에 흠집을 냈다
책상이 기겁한다
별로 아프지 않게 긁어 살갗도 떨어지지 않았는데
책상다리를 접고 서럽게 운다
나는 차분히 책상다리를 세워주고
흠집난 주둥아리 구멍에 숨을 떨어뜨려주었다
책상이 그제서야 웃는다
나무의 특유의 나이테가 선명해진다
그 예쁜 보조개에 나도 입을 하트모양으로 벌려 웃어주었다
참 까다롭다 넌
그래도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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