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은 세상은 죽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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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은 세상은 죽어있다
내가 죽은 그곳에는 모든 게 멈춰있었다
떨어지는 링거액에 비친 나를 봤다
미라 같은 몰골의 사내가 나를 봤다
아픈 나는 내 아래서 자고 있었고
미동도 않는 조용한 세상에 소름이 끼쳤다
정적을 깨보려고 나간 세상은 조용했고
나를 보내주는 미닫이문조차 조용히 무거웠다
내 눈에 보이는 앙상한 몸뚱아리와
내 손에 잡히는 드러난 갈비가 있어도
그 순간 펄럭거림이 없는 내 옷에 나는 죽음을 느낀다
흙이라도 되어볼까 찾아간 태양 앞에 나
그곳에 흙을 덮고 누워있는 흙이었다
내가 죽은 그곳에는 모든게 죽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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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육손님의 댓글

내가 죽은 세상은 죽어 있다.
내가 죽은 그곳에 빈 페트병들이 찌그러져 있다.
빈 페트병에서 링거액들이 나를 매달아가는 모습,
거울은 가끔 미라를 보여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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