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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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겨울, 나는
당신이 밉습니다
이 추운 겨울에, 나를
홀로 걷게 만든
당신이 나는 미워요
당신 없는 이 겨울밤
나는 별의 체온만으로
눈 속에서 홀로 당신을 기다립니다
그렇게 당신을 미워하는
나의 마음은 커져만 갑니다
그럼에도 하염없이 당신만을 기다리는 내가
나는 미워요
눈덩이로 불어나
어느새 얼음에서 다시 더 큰 얼음으로
얼어버린 내 마음이
당신을 미워합니다
그런데 왜
내가 미워하며 기다리던 당신이
저 멀리 달빛 아래에서
달빛보다 환히, 아니 오히려 달을 비추며
다가오는데
어찌 그토록 꽁꽁 얼어버린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흥건히 물만 고여있나요
그렇게 미워하던 당신이 내 마음을 녹였네요
하염없이 당신만을 기다리던 나를 미워하던 마음도
당신이 녹였네요
그럼 이제
당신을 미워했던 나를
나는 미워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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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피고지듯이님의 댓글

겨울에 갑자기 영감을 받아서 쓴 시입니다..^^ 시 쓰는게 낯설지만 열심히 도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4랑꾼님의 댓글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왜 기다리면서 미워하게 되는 걸까요..ㅎㅎ 잊고 싶어하는 발버둥인걸까요...하..
피고지듯이님의 댓글

사랑하기 때문에 기다리면서도 자신을 기다리게 한 그 사람이 밉다는 약간 역설적(?)인 표현을 사용했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