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이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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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킨 이어폰을 주섬히 꺼내
세월을 먹어 군데군데 이끼가 파먹은
MP3에 꽂는다
검은 빛깔이 퇴색하여
밤이 되어 꼬인 그의 몸도
소리를 뱉어낸다
속박을 풀어낼 생각도 하잖고
꾸역꾸역 우겨넣고 있지만
단 하나도 삐져나오지 않고
종착(終着)에 도착하고 만다
망가지겠지
하다가도 끝내 발성하는 그 장면은
멍히 앉은 얼간이를 외따롭게 만들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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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4랑꾼님의 댓글

전개력이 좋으시네요.
여담(정전기를 머금은 옷에 이어폰 단자를 접촉하면 지지직 하는 소리가 들린답니다.ㅎㅎ.)
신수심동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