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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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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신수심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954회 작성일 17-01-08 23:50

본문

고요히, 빠른 그의 걸음이 떨림을 운다
사람없는 하늘과
지저귐하는 몇 가락의 거미 발걸음 소리
빛이라곤 별과 달 몇 줄기 폭포의 깊은 잔향밖에 없는
그곳으로 꿈이 순례를 떠난다

침대 옆 작은 탁상 위
속 쓰린 순례자 몇 알과
이슬 맺힌 유리잔에 가득한
순교자들의 무색 무취 핏방울들이
따라오라 손짓한다
그의 순례는 언제나 그들을 따라가며
날이 저무는 때마다 순례자는 늘어만 간다

어디로 향하는가
맹목적 믿음은 목적지를 흐린다
쌓여가는 순환들을 가위로 두 동강 내고
관 속에 누워 수많은 현실들을 순회할 뿐

지독한
새벽과
도시와
가스향

마지막 순례를 떠난 그곳에서
비로소 순교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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