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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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진 옷을 잡아 늘이고
맞지 않는 신발에 그럭저럭 발을 쑤셔넣습니다.
말소리가 너무 가까이서 들려오는 듯 했던 날들처럼
나는 다시 한 번 잠긴 문을 확인합니다.
몇 년간 매지 않았던 넥타이도 팽팽하게 당겨 보고
먼지가 쌓인 채 나동그라졌던 의자도 매만져 보고
벌써부터 악취가 나는 것 같아
청테이프로 문 구석구석을 꼼꼼히 봉합니다.
나를 가장 괴롭게 했던 것은
저 높다란 천장 아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려 있던 푸른 창문
이제 그것과 마주하려 합니다.
이 와중에도 나는
여름날 퇴약볕 아래 운동장 같던 시선들을 생각합니다.
마음이 점점 가뿐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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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히님의 댓글

안 돼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