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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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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백은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61회 작성일 16-07-31 22:14

본문

봄비가 / 백은서

 



갈라져 버린 길바닥

누런 하늘

내 걷는 길 따라 부는 바람은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왜 이리 쓸쓸할까요

 

하늘엔 내 님이 둥근 달 떠 계시는데

그 빛깔 아무리 밝다 하여

내 손으로 움킬 수 없어 아야

서글픈 내 맘도 몰라주는

밤새 은하수만 따라 둥실 노닐는 내님입니다

 

몇 주를 밤잠 설치며 달님만 쫓아 보았죠

달님이 떨어질 곳을 알기에 미리 기다렸건만

언제나 날 지나쳐 멀어지며

어제보다 그제보다

더 길고 쓸쓸한 밤을 내게 주는 내님, 내님입니다

나는 걷고 걷고 걸었습니다

언젠가 그대의 앞에 설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걷다 쓰러지는데

역시나 지쳐 쓰러지는데

저 멀리 쏟아지는 봄비는 왜 일까요

왜 이토록 봄비가 봄비가

차가워 보이는 봄비가 봄비가 따스해야 하는 봄비가

추적거리며 내 손은 빗물에 젖어 움찔 떱니다 

떱니다 그렇게 봄비에

봄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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