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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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 (17. 김성빈)
눈을 천천히 감는다.
상상 속의 내 모습을 그려본다.
온몸의 혈액들이 바삐 움직인다.
하얀 종이 위에 마구 뿌려댄다.
그 혈흔의 의미는 '혁명'이며
세상에 대한 소외감을
'자극'으로써 표출하고 싶었다.
분명 나의 모습은 남부럽지 않으나,
그건 그저 종이에 그려진 내 모습이었다.
눈을 다시 뜨면 말이야,
일 대 70억의 소리 없는 전쟁 말이야,
단 한 사람이라도 날 마주 볼 수 있다면
그 사람도 그저 종이에 그려진 존재뿐인 걸까.
거울 속의 난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공허한 나인데
이제 그만 끈을 놓아야 할까.
툭
툭
툭
-징그러울 정도의 짙은, 붉은 액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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