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져가는 벚나무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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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져가는 벚나무 아래서
백은서
거기 핀 벚꽃잎아
햇님 달님 마주 손잡고 거닐는 적에
사람 손결에 거룩히 빨려 널린
벚꽃잎아
곧 떨어지겠구나.
네 떨어진 자리에 내 마음 뿌리내리고
너 꽃피었던 자리에 내 기억 다시 싹트겠지
네 가지가 붉어져 꺾인 곳에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서고
너 뿌리 들린 그 곳에 너와나 나하나 만이 네 꽃잎 향 추억에 젖어 눈을 감겠지
거기 핀 벚꽃들아
너 네 색으로 물들였던 자리에 스며드는 잿빛바람은
나 그저 지켜보며 안타까워 할 뿐인 바람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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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서님의 댓글

재건축 중인 우리 동네, 잿빛 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자신들도 뿌리가 뽑힐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지막으로 쥐어짜듯 정말 아름답게 붉게 꽃을 피운 그 벚나무들을 추모합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