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힘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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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힘들지?
백은서
길거리에 가득한 담배연기
사람들이 태우는 한숨연기
내가 지하철에서 하는 졸린연기, 할머니를 앞에 두고
나는 뭐하는 짓거린데, 근데
정말 졸린거 있지
학교 급식은 퍼줘 제발
반 친구들은 퍼자 수업시간에, 앞에 선생님
께서 나를 깨우시네, 일어나라고, 근데
정말 졸린거 있지
어제 한시까지 공부했어 다섯시에 일어났지
for두시간 지하철에서 잠을 자며 등하교를 해
중간에 나는 세 번 갈아타는 꿈을 꾸지
반쯤 눈을 감고 졸린연기 하며 두리번거리다
예쁜 누나를 보곤 만족하며 눈을 감지
환승역에 가득한 눈치게임
문이 열리면 시작되는 경마게임
나는 미친 척 광마가 되어보는 연기게임, 에 더해
사람들의 눈초리 무시하는 투명인간게임,
나 정말 피곤한데, 당신 지금 뭐하는데
내 앞에 앉아 졸린 연기?
그럼 지금부터 시작한다, 네 눈 만 바라보고 눈싸움게임
다리가 후들 거리는데 자리는 하나 없고
손잡이에 매달려 가까스로 버티는데, 왜 또 기사 아저씨는 갑자기 서는데
나는 앞으로 튕겨나가 굴욕스럽게 어린 꼬맹이에게 무릎을 꿇고
누가 자리 안 비켜 주나 이 빡센 세상 일곱 시에
어이 거기 고딩형아 자리 좀 비켜줘요, 하... 세상살기 힘드네....
몸이 허물어져 바닥에 내 가방을 떨어뜨리는 찰나중의 찰나에
하루를 포기하고 바닥에 엎어지는 순간중의 순간에
툭 툭 서스럼 없이 다가오는 묵직한 손, 툭 툭 거리낌 없이 던져주는 묵직한 말
“학생, 많이 힘들지? 여기 앉아.”
씨익 벌어지는 그의 미소에서 어렴풋 지친 나를 본다
" . . . "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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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A00님의 댓글

노래가사 같은 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