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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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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하나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455회 작성일 15-12-05 21:51

본문

갱년기                                            

                                                       하나린

 

언제나 그렇다.

들으라는 듯 알아달라는 듯

 

내가 얼른 죽어야지.

죽어야 이 지긋지긋한 삶을 끝내지.

여행도 필요 없다

그냥 나를 내버려두어라

 

반백의 나이가 되어

열여덟 살 나보다 더 소녀 같아진

우리 어머니.

 

사람들은 과학적으로 갱년기라고들 하지만,

 

척박한 한국 땅

수많은 오십대 주부들이

 

끊임없는 집안일에 지쳐

자식들 뒷바라지에 지쳐

남편 챙기기에 지쳐버려

 

동시다발적으로

이제는 한계라고 말하는 게 아닐까

 

예삿말이 아니라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어머니를 볼 때마다

가슴 한 켠이 아려와

죄스러워지는 일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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