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슬퍼하지 아니 할 수 없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고독의 시간 속 그리움에
나는 슬퍼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무턱대고 벽을 쳐본다.
아무런 까닭조차 없다.
그저 차디찬 눈물만이 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아, 내 손은 녹슨 청동검이다.
나는 청동검이 부러질까 두려워
칼을 휘두르지 못하였다.
나는 내 손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웠다.
따스한 태양의 햇볕을 쬔 나는
잠시나마 슬픔을 잊었다고 생각했으나
유리창에 비친 내 흉측한 모습을
더욱더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불나방이었다.
철없는 나에게 닥쳐온 시련은
너무나도 큰 시련이라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 흉측한 얼굴을 씻어도 씻어도
과거의 과오는 씻겨 내려가지 않았다.
물에 젖은 얼굴 위로 다시 두 줄기의 물이 흘러내렸다.
머릿속이 흰 백지가 될 무렵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물감들이
나는 너무나도 원망스러웠다.
희미해질 무렵이면 다시 물감이 쏟아졌다.
아름다운 색채는 나의 뼈를 깎아내렸다.
다시 나는 햇볕을 쬐러 나가본다
잠시나마 햇볕을 쬐는 것이 내 유일한 탈출구였다.
하지만 쬐는 것으로 족해야만 한다.
한심하고 또 한심한 나였다.
나는 내 녹슨 청동검을 갈기 시작했다.
갈고 또 갈고
빛이 날 때까지 막 갈았다.
용기라는 이름의 심장을 이식받고
새로 태어난 나는 심장이 터지기 전까지 정신을 놓고 달렸다.
하지만, 이미 태양은 다른 이를 비추고 있었다.
댓글목록
사람이었네님의 댓글

그의 은유에 나는 슬퍼하지 아니 할 수 없었다......
두둥
제목이 너무 어렵네요^^
백은서님의 댓글

주제? 줄거리? 요런건 추상적이지만 감정이 잘 묻어 나오는 것 같아요, 표현들 하나하나가 정말 대단하시네요^^ 감탄하고 갑니다.
꽃구름K님의 댓글

와.........정말 표현이 대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