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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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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신수심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66회 작성일 17-03-0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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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순백의 치맛자락을 움켜쥐었다
삭풍에 휩쓸리지나 않을까
이번에는 붙잡겠다고
입술이 조각날 듯 너를 
붙들었는데
대구 시내 고층 
숲들 사이로
불어온 눈사태에
손이 얼었다

꼬깃 접은 너의 사진 속에
언제나 찡그리던 미간들과
언제나 싸매오던 점퍼들에
담요 하나 덮지 않은 너는
온통 하양이었고
구름 낀 야음때에 떠나가지 말라며
눈물을 손가락으로 휘휘 저은
심동차深冬茶에도 
돌아보면 곁을 떠나가던 그날들 때문에
움켜쥔 손끝 천자락의 감각이
생생하게 얼어붙어
떠나질 않는다
그러다 눈 사이를 파헤쳐 
꽉 쥔 손을 들어 올려
너를 마주하려 했으나
손을 맞잡은 것은
낙하하는 왕벚의 꿈이었다

수없는 혹한 속에서 어느새 녹은 너는
비명 하나 없이 꽃이 되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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