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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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4랑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5회 작성일 17-04-14 23:11본문
4월에 남자
사월에
꽃잎이 피어날 즈음
나는 가슴 아픈 일을 겪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마음 아픈 일을 겪었다,
마치 자신이 진작 떨어질 것임을 짐작했다는 듯이
다가온 여름에게 자기자리를 내어 주는 꽃잎이
나는 부러웠다
나는 이번 봄에도 꽃을 찾지 못했다
봄 하늘과 하나 된 흩날리는 꽃잎들에게 반했기에
손을 가져가 잡았지만 말라 부서져 어느새 내 손아귀를 벗어나 있었던 꽃잎들
나는 이번 봄을 다른 어떤 봄들보다도 사랑했었다
사월에
꽃을 피워냈다가 봄비에 뱉어내는 이 무참한 계절에
자신이 진작 떨어질 것임을 짐작한 듯
쏟아 내린 봄비에 자신의 마지막을 내어준 꽃잎이
나는 부러웠다
나는 아직도 비 오는 날 나뭇가지에 달린 꽃잎을 센다
주룩주룩 내리는 빗소리에 내 눈물을 가린 채
미련 없이 떠나지 못한 나 같은 이들이 얼마나 있을지
짧은 시간
사진 한 장 찍고
미련 없이 떠나간 수많은 꽃잎들이
나는 정말로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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