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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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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의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98회 작성일 17-05-04 22:13

본문

웅덩이

 

잘근 깨문 입술 아래로 피가 흐른다

떨어진 피는 내 아래 웅덩이

입술은 아팠지만 내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눈물을 흘렸다

나의 아픔이 잠길 정도의 눈물

마음은 아팠지만 내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땀을 흘렸다

나의 슬픔이 잊힐 정도의 땀

몸도 마음도 죽고서야 내가 보였다

 

생기를 잃어버린 창백한 입술도

이제는 잃을 것이 없는 슬픈 눈도

비를 맞은 듯이 축축한 피부도

그 모든 게 또렷이 보였지만

탁해져 버린 웅덩이의 나를 보고서

나는 웅덩이 아래에 깊이 몸을 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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