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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우상의황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2회 작성일 17-08-26 00:52

본문

청춘을 타올려라.
짚을 놓고 기름 붓고 불을 붙여
새빨간 모닥불을 타올려라.

황혼도 타올려라.
타고남은 재를 모아모아 불을 붙여
쪼끄만 불꽃 한 점 타올려라.

내 남은 것들도 태우리라.
밥도 옷도 책도 펜도 새싹도 꽃도 노을도 나도
이 세상에 내 것들은 싸그리 태워
새까만 연기한 줄 올리리라.

나의 연기는
바람을 타고, 구름을 뚫고, 올라가다가
중력의 쇠사슬에 붙잡혀 무참히
지구의 퍼런 하늘 아래 무심히
흩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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